'땅콩 리턴'의 교훈

[ 사설 ] 사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4년 12월 22일(월) 16:33

지난 12월 5일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이 탔던 항공기가 활주로로 가던 중 탑승구로 돌아가 사무장을 내려놓고 다시 출발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일명 '땅콩리턴' 사건이 발생하여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결국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자리에서 사퇴하고 국토교통부 조사까지 받고 있다. 예전 같으면 단순한 회사내 해프닝으로 묻힐 수도 있었던 사건이 이처럼 전국민의 관심과 공분을 일으키는 것은 변화된 시대정신과 고착화된 갑을 관계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 일은 특정 회사의 특정인에게 일어난 단순 사건이 아니라 금권, 권력, 지위 등에 의해 만들어진 불평등하고 비인격적인 갑을관계에 대한 저항과 경고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국교회 역시 그 조직과 재정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이러한 갑을관계가 나타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다. 일부 교회와 기독교 기관 조직의 장(長)은 조 씨 못지 않은 힘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지위에 있는 교회 지도자가 자칫 조 씨 비슷한 행동을 하면 큰 물의가 일어날 것이고 가뜩이나 저하된 교회의 공신력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 힘이 있는 교회의 지도자일수록 더욱 겸손히 주님과 교회를 섬겨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 힘의 문제 뿐 아니라 지도자의 성품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교훈을 얻어야 하겠다. 조 씨는 문제가 된 승무원을 다루는데 있어서도 거칠고 험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인격이 부족하고 성품이 거친 사람에게 힘이 있으면 그 거친 성품이 제어되지 않고 표출되는 법이다. 교회 지도자 가운데도 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거친 말과 행동이 제어되지 않고 쏟아져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겠다. 영적 지도자에게 있어서 인격과 성품의 결함은 다른 지도자들보다 더 혹독한 비판을 받기 때문이다.

조 씨와 대한항공은 잘못을 저지른 후 그것을 수습하는 일에 있어서도 잘못을 저질렀다. 빨리, 진솔하게, 진정성을 가지고 반성하고 사과했으면 일이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제를 호도하고 감추기 위해서 여러 방법을 동원함으로써 문제가 더 커졌다. 교회의 지도자들도 혹 잘못을 저질렀다면 주님 앞에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정직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함으로 문제의 확산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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