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단 총회 역대 여성임원들 한자리에

[ 여전도회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4년 12월 16일(화) 16:22
   
▲ 우로부터 본교단 총회 여성 임원을 역임한 김희원, 홍기숙, 권복주, 민경자, 김학란 장로와 현 총회 서기 김순미 장로.

여성 리더십 강화 "함께 노력했으면"

본교단 총회 임원을 역임한 여전도회원들이 지난 8일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오찬을 함께 한 이들은 총회에서 활동한 경험을 중심으로 교단 정책과 교회 여성들에 대한 소망들을 나눴다.

총회가 여성을 임원으로 선출한 것은 10년 전인 지난 2004년 김희원 장로(치유하는교회)가 처음이다. 김 장로는 이어 2006년까지 3년 연속 부회록서기에 선출되며 여성 임원 시대 정착에 크게 기여했다. 이어 2007년과 2008년에는 여성 임원이 선출되지 않다가 다시 2009년 홍기숙 장로(서울믿음교회)가 부회록서기에 선출됐으며, 2010년엔 권복주 장로(신촌교회)가 부회록서기를 역임하고 이어 다음해에 부회계에 선임되기도 했다. 2012년에는 민경자 장로(장위중앙교회)가 부회록서기에 선출됐으며, 지난해에는 김학란 장로(성내교회)가 부회계에 선임됐다. 그동안 총회 임원에 선출된 여성들은 공통적으로 여전도회전국연합회 회장 또는 부회장 출신이며, 모두 총회 임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감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선배들의 노력을 토대로 올해 총회에선 여전도회전국연합회 부회장 김순미 장로(영락교회)가 서기로 선출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그동안 선출된 여성 임원이 부회록서기와 부회계에 국한됐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사회의 여권 신장을 감안해도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여성들에게 교단의 중책을 맡겨 준 총회에 감사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여전히 1% 수준에 머물러 있는 여성 총대와 3%를 조금 넘는 여성 장로 증대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절실함에 공감하며, '총회와 여전도회가 함께 여성 리더십 강화를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이와함께 첫 여성 임원인 김희원 장로는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모성애적 신앙이 잘 발휘되도록 총회가 더 많은 기회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성취에 집착하는 현재의 교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선 약자를 위하고 생명을 살리는 여성들의 모성애적 성품이 꼭 필요하다는 것. 김 장로는 "교회, 노회, 총회의 리더십에서 남성과 여성이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하는 것이 개혁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기숙 장로는 어머니의 기도에 무게를 뒀다. 홍 장로는 "믿음의 어머니들이 말씀과 기도에 의지해 자녀, 남편, 이웃을 변화시킨 것처럼 교단과 교회도 그들이 지켜온 신앙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녀는 여전도회가 지금도 모든 행사와 사업을 기도와 말씀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며 "교회도 먼저 하나님의 뜻을 찾고 그분의 도움을 구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권복주 장로는 여성 리더십 강화를 위한 해외 교회들의 노력을 소개하며 "여성안수가 허락되면서 남성과 여성의 활동 조건이 평등해진 것 같지만 강자만이 뛰어넘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벽이 여전히 존재하다보니, 점점 강자 중심의 총회, 노회, 교회가 되고 있는 것같다"고 밝혔다. 권 장로는 "세계교회는 물론 각국 정부들까지 이 벽의 존재를 인정하고 약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힘쓰는만큼 우리도 달라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민경자 장로는 출산과 자녀 교육 등 주로 여성들이 감당하고 있는 영역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교세가 줄고, 전도도 점덤 더 힘들어지는 시대 상황을 감안할 때 어머니들이 우선적으로 자신의 자녀와 교회의 어린이들을 바른 신앙인으로 길러내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민 장로의 견해다.

김학란 장로는 여성들에 대한 존중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특히 김 장로는 지난 총회에서 여성 총대 할당제 등의 청원이 진지한 논의 없이 처리된 부분을 언급하며 "남성들이 여성들의 선교 정신, 헌신의 마음, 숨겨진 역량을 존중하는 시대가 되야 진정한 동반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미 장로는 총회 표어인 '그리스도인 복음으로 사는 사람'을 강조하며 "모든 신앙인들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자신을 낮추고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국교회가 살 수 있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근 교세 감소와 위상 추락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교단과 교회에서 꾸준히 섬김의 자리를 지켜 온 여전도회원들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성 총대 1%라는 수치를 볼때 아직도 교회 곳곳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날 참석자들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총회의 관심과 격려에 깊이 감사하며, 여전도회원들 역시 총회, 노회, 교회에 더욱 관심을 갖고 다양한 직책을 감당할 수 있도록 더욱 역량을 키워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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