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는 표현해야 빛난다

[ 예화사전 ] 예화사전

장재도 목사
2014년 12월 16일(화) 15:50

2013년 한때 '맹자'에 나오는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이란 말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 적이 있다. 이 말의 뜻은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대법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낸 김능환 씨가 공직에서 물러나 편의점에서 일을 하다가 로펌으로 옮기면서 내세운 명분인데,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관심을 받았다.

그가 일한 편의점은 그의 아내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남편의 퇴직금을 가지고 마련한 곳이었다. 대법관까지 지냈기에 변호사 타이틀을 달기만 해도 전관예우 등으로 상당한 수입을 올릴 수 있었지만, 그는 동네 자그마한 편의점에서 소소한 물건을 팔았다. 잔잔한 감동과 화제를 뿌리며 6개월을 지내던 어느 날, 그는 불경기와 편의점 일의 어려움을 들어 로펌으로 향했다. 그 이유를 '무항산무항심'으로 대신했는데, 고위직에 있었던 사람치고는 그 내용이 너무 솔직담백하며 사람 냄새가 풀풀 났다.

부끄러움 없이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그에게도 차마 표현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가 대법관을 퇴임했을 때, 그의 아내가 '그동안 수고했다'는 취지로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남편은 감동의 문자에 제대로 답변하고 싶었지만, 마음만 그럴 뿐 그의 휴대전화에는 'ㄱㅁㅇㅇ'라는 글자만 입력되었다. 그것을 받아본 그의 아내는 한참 고민하다가 '가만있어'라는 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아내의 말에 그는 자신이 보낸 문자는 '고마워요'의 앞 글자 딴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감사 표현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남자들이 그러하다. 아이에게 '고마워'라는 말을 자주하면 이 아이의 성격이 서서히 적극적으로 변화한다는 광고까지 등장한 세상이다. 감사는 표현해야 빛이 난다.

헨리 나우웬의 책 '주님 감사합니다'는 그가 볼리비아와 페루에서 6개월 동안 머물며 쓴 일기이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정말 라틴 아메리카로 부르고 계시는가?'하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을 때, 심한 비참과 고통 속에서도 가난하고 굶주린 그들의 입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감사합니다(Gracias!)"라는 말을 들었을 때 자신의 소명이 깃들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이 감사의 보물이다. 감사는 하나님께 드리는 최고의 기도이다.

"…감사하는 말을 하라(엡5:4)" 일상에서 표현되는 감사는 소명이며 기도이다. 평범한 삶에서 우러나오는 감사 표현이야말로 행복한 삶의 소중한 기반이다. 소소한 일상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다. 오늘 당신은 얼마나 많은 감사를 표현하겠는가?

장재도목사 / 하늘빛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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