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 강박증

[ 기독교교육이야기 ] 기독교교육이야기

장순애 교수
2014년 12월 08일(월) 19:06

해피 뉴 이어! 지난주 설교 첫 문장이었다. 학생들이 의아해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우리의 구주요, 우리의 왕이신 예수님 안에 있는 우리들은 태양력 달력 외에 또 하나의 소중한 달력 안에서 살고 있답니다"로 이어지는 교회력과 대강절 이야기 후에 우리 모두는 다시 한 번 인사를 나눴다.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아기 예수님을 고대하면서, 해피 뉴 이어!'

이번 학기 신대원의 기독교교수방법론, 학부 보육과정의 영유아교수법, 교직과정의 성서교수법 등 '교수법'이 들어간 세 과목의 마지막 수업을 모두 대강절과 성탄절을 주제로 진행해 보았다. 유아부부터 청년부까지 다양한 부서를 담당한 학생들이 각자 성경본문을 선택하고, 그 본문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의 계획을 교회학교 현장의 학습자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성경공부나 설교 혹은 교육활동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학생들과 이 수업을 하면서 한 가지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말씀을 적용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우리 모두에게 있으며 그 강박증 때문에 우리는 종종 복음마저도 '도덕주의적 결론'으로 만들어 버리곤 한다는 것이다. 수업 중 나타난 그 예는 마태복음 2장의 동방박사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무얼 드릴까?'라는 제목의 유치부 설교와 활동 통합 프로그램, 누가복음 1장 26~31절을 선택하여 '마리아는 왜 선택받았을까?'라는 제목으로 했던 아동부 설교, 그리고 누가복음 2장 8~14절을 통해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란 제목으로 했던 중고등부 설교였다.

세 경우 모두 다양한 교수법을 사용하였고 학습자들의 발달단계에 적합한 흥미로운 전달방법을 사용하였다. 하지만 그 결론은 놀랍게도 대동소이했다.

유치부 설교와 활동은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님께 귀한 선물을 드린 것처럼 우리들도 아기 예수님의 생일에 드릴 선물을 준비하자는 것이었다. 아동부 설교는 마리아가 아기 예수의 어머니로 선택받은 것은 그녀가 외모 가꾸기나 부자로 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말씀대로 살았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우리도 그렇게 살자는 것이었다. 중고등부 설교는 밤에 밖에서 일하는 목자들에게 첫 성탄의 소식이 전해진 것은 그들이 작은 일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사명 앞에서 정직하게 성실하게 행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니 우리도 이 대강절에 우리 자신의 삶과 사명 앞에서 정직하고 신실한 자인지를 반성하는 삶을 살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유아들에게 성탄의 사건을 듣게 하신 이유가 아기 예수님께 선물을 드리게 하려는 것이었을까? 과연 하나님께서는 괜찮은 믿음 때문에 마리아를 선택하셨고 사명 앞에서 정직했기 때문에 목자들을 성탄 목격자요 전달자로 선택하셨을까? 혹시 하나님은 오히려 이 성탄의 절기에 '우리가' 준비하고, '우리가' 살고, '우리가' 반성하면서 무언가를 해보려고 애쓰는 '우리'를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께 은혜를 입은 자'(눅 1:28, 30)로, 우리를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 중'(눅2:14) 하나가 되게 하신 그 은혜 앞에서, '아기 예수를 보고 엎드리기를'(마2:11) 원하시는 건 아닐까?

장순애 교수 /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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