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백년대계' 필요하다

[ 사설 ]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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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01일(월) 19:06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추문이 한국교회의 추락에 가속도를 붙게 하는 모양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를 부산으로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한지 1년만에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이 깊은 어둠의 터널에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단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에큐메니스트를 자처했던 이들마다 이번 사건으로 '내상'이 깊다는 자가진단을 내놓고 있다.

본교단 총회는 지난 2월 "교회협 총무 후보를 내고 교회협에서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김영주 총무가 재선될 때까지 초지일관, 김영주 총무 재선 불가를 주장했다. 하지만 본교단의 주장에는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교단 내부의 인선과정도 다소 일사불란하지 못했다. 결국 교단 소속 교회협 실행위원들은 법원에 판결을 구하는 가처분신청을 내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이마저도 기각됐고, 총대 퇴장까지 했지만 결국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디에서 꼬이기 시작했으며,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는지 깊은 자기성찰과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으로 교단 총회와 '에큐메니칼 키즈'들이 입은 내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에큐메니칼 백년대계'가 필요하다. 본교단 총회는 10년 전 '생명살리기 운동'을 전국에 확산시켜 생명의 소중한 가치를 심은데 이어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운동'으로 전국 교회의 관심을 촉구하면서 에큐메니칼 운동의 저변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에큐메니칼 운동의 가치에 집중하는 것처럼 이제는 에큐메니칼 운동에 헌신할 '다음세대'들을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키우는 일에도 관심을 모아야 한다. 1998년 WCC 제8차 하라레 총회에 다녀온 '에큐메니칼 키즈'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보다 앞서 1975년 제5차 나이로비 총회에 참석했던 김윤식 총무의 보고서는 어디에서 잠자고 있는지 확인해 보았는가? '에큐메니칼 백년대계'에서 반드시 짚어볼 문제다.

에큐메니칼은 대한예수교장로회라는 본교단의 태생적인 성격과도 같다. 예수 그리스도만 빼고 모든 것을 다 버릴 수 있는 것처럼 에큐메니칼의 가치를 빼고는 그 어떤 틀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단언컨대 우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버릴지언정 에큐메니칼은 버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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