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삶 산지 44개월…"

[ 목양칼럼 ] 목양칼럼

이성오 목사
2014년 12월 01일(월) 19:02

오래 전의 일이다. 1부 예배를 마치고 나가는 성도들과 인사를 나누는 데, 한 성도가 이런 말을 하면서 나갔다. "목사님 새로운 삶을 산지 44개월이 되었습니다."

이 분은 남자 성도시다. 나이가 70대 후반으로 권사님 남편인데 그 권사님은 새벽마다 나와서 열심히 기도를 하며 온유함으로 충성하시는 분이다. 남편이 교회에 출석하는 게 가장 큰 기도제목이라고 하셨다. 권사님이 간절히 기도하던 어느 날 남편이 몸의 질병(폐암)으로 병원에 입원하였다. 나는 이때가 남편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라 생각하고 병원심방을 갔다. 가서 '글 없는 책'으로 복음을 전했다.

복음을 전하는 데 마음이 얼마나 냉철한지 말씀이 딱딱한 시멘트 바닥 위에 던져지는 느낌이었다. 정보부 계통에서 30년 이상 공직 생활을 한 분이라 마음이 더 냉정하고 단단한 것 같았다. 두 번째 가서 말씀을 전했을 땐 눈물을 흘리시며 주님을 영접을 하셨다. 아이같이 온순해지셨다. 영접기도를 따라서 하셨다. 퇴원을 한 후에 집으로 심방을 몇 번 갔을 때도 "목사님, 제가 이 병을 압니다. 1년 이상 살기 어렵습니다. 제 찬구들도 같은 병으로 세상 떠난 이들이 근래에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치유를 바라는 나의 기도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 그런 의미이다.

그런데 참 아름다운 변화는 퇴원한 후 매주 1부 예배에 아내와 같이 와서 예배를 드린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주일을 성수하신다. 그동안 한두(?) 번 빠진 걸로 기억한다. 그것도 외국을 다녀오느라 피치 못했을 경우다. 예배를 드리러 오실 때 보면 모습이 정말 '신사(gentleman)적' 이다. 이렇게 신앙생활하면서 가족에게도 영적인 변화가 있었다. 세례를 받지 않고 신앙생활을 하던 40대의 아들과 함께 몇 년 전에는 세례도 받고 집사 직분도 받았다. 이제는 심방을 받으면 감사의 편지와 함께 교회도 잘 섬기신다.

강단에 서서 예배를 집례하면서 이 노년의 성도를 볼 때마다 주님 안에서의 새로운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그런 생각에 젖어 있는 데 예배를 마치고 나가면서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목사님, 새로운 삶을 산지 44개월이 되었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정말 큰 감동을 받았다. 예수님을 만난 후 인생의 의미를 알았기에 70세 노년의 나이에 "목사님 새로운 삶을 산지 44개월이 되었습니다"라고 고백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울은 선포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옛사람은 지나갔으니 보십시오. 새사람이 되었습니다."

바라기는 인간에게 구원받은 새 생명의 기쁨을 주시기 위해서 주님이 이 땅에 오신 대림절이 시작 되는 기간에 교회를 통해 새 생명의 기쁨을 누리면서 고백하는 자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이 칼럼을 쓰는데도 계속 귓가에 이 집사님의 말이 생생하게 맴돈다. "목사님 새로운 삶을 산지 44개월이 되었습니다." 환하게 웃으시던 미소와 함께.

이성오 목사 / 금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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