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이 땅에 오실 '빛' 기다리며

[ 사설 ]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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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7일(목) 14:12

'대림절'은 성탄 4주일 전에 시작하여 성탄절 저녁예배 때에 마치는 성탄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절기이다. 교회사 가운데 성탄절의 날짜를 확정하지 못하다가 빛이 어둠을  이기기  시작하는  시점에 일치시켰다니까, 대림절은 또한 새해에 대한 기다림의  절기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대림절은 어두운 이 땅에 빛이 비추이고, 차가운 대지에 비로소 봄이 시작되고, 불신과 죄악, 부정의와 다툼으로 소란하던 이 세상에  참된  평화가 선포되기를 소원하고 기다리는 절기이다. 대림절의 라틴어 어원 'adventus'는 '오다'라는 말인데, '모험'이란 의미의 영어 'adventure'에서 남아있는 뜻과 같이, 단순히 정해진 시간의 기다림을 넘어서서 마음을 졸이는 가운데 간절하게 기다리는 모험적 절기이다.

특별히 2014년 올해 주님의 평화와 새롭게 하심에 대한 우리의 기다림 속에는 세월호의 아픈 상처가 멍울져 있다. 2014년 4월 16일 승객 총 459명을 태우고 제주를 향하던 세월호는 전남 진도에서 서남쪽으로 약 3km 떨어진 곳에서 전복되었다. 선장과 선원, 해경으로 이어지는 구조의 핵심들이 스스로의 직무를 배신하거나 유기하는 가운데,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쳐버리고, 아이들이 넘어진 창문을 두드리며 속절없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본 온 국민들은 그대로 패닉상태로 빠져들었다. 국민들은 국가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떨었고 극에 달한 분노는 달랠 길 없어 보였다.

그리고 이제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난 시점에  해결의  실마리는 사고의 일차적 희생자인 어린 학생들의 부모들의 아량으로부터 비롯되었다. 그리고 바로 눈앞에 닥친 대림절이라니, 이 절기는 세월호, 그 배가 향하는 기다림이라는 정서의 한계설정을 벗어날 수 없는 이유이다.

그러니 이번 대림절은 그만큼 간절할 수밖에 없고, 간절한 만큼 모험적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주님, 제발 저보다는 기다림에조차 배신당한 그 희생자들의 가족들을 한번 찾아가 주시고, 이제는 서로가 이웃인 사실조차 믿으려하지 않는 이 백성들에게 당신의 모습을 나타내 보이셔서 그들로 하여금 기뻐하심을 입게 하옵소서!"

대림절을 맞으며,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치유하는 일을 비롯해 이 땅에 어둡고 추운 곳을 찾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섬기고 나누는 한국교회가 되길 간절하게 손 모아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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