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으로 남을 인간관계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김순권 목사
2014년 11월 27일(목) 14:08

2014년도 이제 한달을 남긴 지금 관계성을 되돌아보게 된다.
예술을 철학적으로 아름답게 묘사한 사람이 바로 철학자인 임마누엘 칸트이다. 그는 사람마다엔 이름으로 아름다움이 있는데 하나는 장엄미요, 다른 하나는 우아미라고 했다. 평생 목회생활을 하면서 추억처럼 머리에 스치는 것은 역시 사람들의 이름이다. 철학자 루소의 말대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관계성이 매우 중요하다.

내면으로 가득 찬 장엄미

시인 괴테는 흰 눈으로 덮인 알프스의 장엄미에 반해 모자를 벗고 절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장엄미를 가리켜 웅대한 남성적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하였다. 그대로의 미를 자연미라고 하는데 많은 동역자들과 한 교회에서 마지막까지 오는 동안 내면이 장엄미로 가득 찬 장로님들을 비롯한 교우들을 많이 만났었다.

목회를 해 오는 동안 별명처럼 붙은 '스펀지 목회' 탓인진 몰라도 목회가 인간 관계이기에 더욱 그런 추억으로 지난 날을 되돌아보곤 한다. 목회자 역시 누가 뭐라고 해도 흔들림 없이 내면에 흐르는 영성의 충만을 나는 '장엄미'라 생각한다. 목회는 기술에 있다기보다 인간 목회자의 고매한 인격과 영성에서 풍기는 장엄미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목회자는 항상 갑절의 영감을 구해야만 한다. 엘리사가 선지자 엘리야에게 구했듯이 "선생님의 영감이 갑절로 충만하기를 구한다"는 내면적 욕심이 목회자에게는 필요하다고 본다.

외면으로 흐르는 우아미

칸트는 우아미를 가리켜 요란스럽진 않아도 잘 조화된 여성미를 예로 들었다. 그것은 호화로운 옷차림이나 화장을 짙게 하지 않았어도 아름답게 풍기는 교양과 수수한 모습을 두고 말한 것이다. 복잡한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우아미의 사람들은 상대방을 편안케 해준다. 가끔 교회의 갈등을 들여다보면 서로의 권태감의 노출로 생겨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목회자에게도 인간미 넘치는 우아미가 요구된다. 이는 잘 조화된 인품과 인격을 말한다.

미국의 16대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사람은 나이 40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목회자는 어느 정도 그의 모습에서 목사임을 읽을 수 있는 인품이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평소 자신을 잘 다듬는 언어와 성품에서 그런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이름으로 기억됨을 뜻한다. 사람들에게 그런 우아미는 내면 속에 사랑의 은사가 들어 있으면 소박한 아름다움의 인격과 성품으로 빛나게 된다.

일상 생활 속의 예술미

영국의 시인 키츠는 미를 가리켜 '영원한 기쁨'이라고 하였다. 미(美)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만드는 창작품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미를 만들어 가야만 한다. 그것을 우리는 예술 행위라 부른다. 우리의 삶을 예술로 엮는 것이다. 목회 역시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처를 싸매는 치유와 돌봄으로 함께 더불어 이끌어 가는데 있는게 아닐까!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에 책임을 져야 한다. 곧 그것이 명예이다.

시인 괴테는 예술적인 미를 잘 만드는 사람들을 희랍인이라고 극찬하였다. 그의 말에 의하면 희랍인들은 미를 만드는데 천부적인 기질이 있다고 하였다. 하얀 대리석으로 육체미의 조화와 균형을 아름답게 조각한 사람들도 희랍인이다. 1820년 메로스 섬에서 우연히 발견된 밀로의 비너스를 연상하면 가히 그 얘기를 실감 할 수 있다.

사람마다 예술미가 있기 마련이다. 목회도 목회자와 교회는 물론 가정생활도 저마다의 노력으로 아름다움을 창작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옛 속담엔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는 자신의 일에 재미를 갖는다. 흥미를 불러 일으키라는 뜻이다. 둘째는 사람들 앞에 변화를 보여야 한다. 좋은 일이라도 변화가 없으면 사람들은 쉬 권태를 느끼기 때문이다. 셋째는 서로를 끌어안는 일이다. 사람에겐 포용력이 아쉽다. 싫은 사람일지라도 포용하면 우리의 공동체가 된다.

김순권 목사 / 증경총회장ㆍ경천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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