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탑, 다시 희망의 등불되길

[ 사설 ]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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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0일(월) 16:35

서부전선 최전방 애기봉 철탑이 기습적으로 철거되었다. 군은 철거 이유를 노후로 인한 안전상의 문제라고 밝혔지만 안전상의 문제라면 철탑을 보완하거나 재설치를 먼저 논의 했어야 했다. 더욱이 애기봉 철탑의 철거가 군통수권자인 대통령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애기봉 철탑은 군의 전략적 소유물이 아닌 통일의 희망을 담은 것이기에 해체에 대한 결정은 국민적 합의와 토론의 과정이 먼저 선행돼야 함이 마땅하다.

전방에 설치된 십자탑들은 단순한 철재 구조물 이상의 의미로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주시는 자유와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십자탑은 군사적인 선전선동물이 아닌 종교적인 메시지를 담은 상징물이다. 따라서 십자탑 점등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사랑과 공의 그리고 평화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기에 대북 심리전에 사용되는 선전구호나 전단과 같은 것으로 치부되어선 안 된다. 십자탑에 지나친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제한하기 보다는 자유와 평화라는 보편적 정서와 메시지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또 하나 십자탑은 향후 남북 관계에 있어서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가기를 염원하는 한국교회의 염원을 담고 있는 역사적 구조물이란 점이다. 전방의 십자탑 점등은 휴전 다음해인 1954년부터 시작되어 2003년까지 무려 반 백 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불을 밝혀 온 것이다. 한국교회는 해마다 전방에 십자탑을 세우며 저 북녘 땅에도 예수 그리스도의 복된 소식이 전파되고 그 땅에도 속히 자유와 평화가 임하기를 기도해 왔다. 사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가장 기쁘게 맞이해야 하는 곳은 세계 그 어느 곳 보다, 바로 지구촌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이다. 그래서 해마다 철탑에 등을 밝히며 남과 북이 함께 성탄의 기쁨을 누리는 날이 오길 고대하고 염원해 온 것이다. 그러므로 십자탑의 등불은 그날을 고대하는 희망을 노래하는 등불인 것이다.

이제 곧 성탄절이다. 올해 성탄절엔 전방에 십자탑들에 다시 환한 불이 밝혀지길 소망한다. 그 환한 불빛 아래 남한에 병사들은 위로와 소망을 얻고 북한의 주민들에겐 자유와 평화가 임하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반도 전체에 성탄 트리가 점등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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