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꿈꾸는 작은자 남수안 양

[ 여전도회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4년 11월 04일(화) 14:36

"아~애~이~오~우~" 여전도회관 14층 강당에서 한 여학생이 발성연습을 하고 있다. 올해 서울지역 3개 대학에 원서를 접수한 남수안 양은 뮤지컬 배우 지망생이다.

교회 권사님들의 추천으로 4년 전부터 작은자복지재단의 후원을 받고 있는 수안 양은 2007년 아버지가 지병으로 돌아가신 후 현재 어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교회 학생회 회장과 찬양팀 리더로 활동하는 등 매사에 적극적인 수안 양이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이다.

"우연한 기회로 뮤지컬 '노틀담드파리' 공연을 보게 됐는데, 그 때 처음 노래에 사로잡히게 된 것 같아요. 그러나 형편상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죠"

수안 양이 다시 배우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학교에서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평생 노래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고,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기독교 뮤지컬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목표도 갖게 됐다. 그러나 제대로 레슨 한번 받아보지 못한 수안 양에게 꿈은 너무 멀리 있었다.

"항상 혼자 노래와 대사 연습을 했죠. 제 수준조차 가늠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은자복지재단을 통해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평소에 재단과 친분이 있던 성악가 정민화 교수가 노래 지도를 자원했고, 전국연합회 교육문화부 류가람 국장이 피아노 연주를 맡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한 명의 작은자를 위한 레슨팀이 꾸려졌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으니 호흡과 발성 등이 많이 좋아진 것같아요."

수안 양은 이들의 도움을 통해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실기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합격자 발표는 이번달 후반으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경쟁률이 워낙 높아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어린 나이에 이미 홀로서기를 시작했던 수안 양에게 이번 시험은 삶에서 만난 하나의 기회일 뿐이다.

"만약 대학에 못들어 간다면 작은 극단에 들어가 아래서부터 일과 노래를 배워나가려고 합니다. 작은자를 만나 도움을 받고 나니 누군가 도움을 요청할 때 나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언젠가 받은 은혜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겠죠."

수안 양은 자신을 믿어주는 어머니와 기도와 재정으로 후원하고 있는 여전도회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어려운 형편 중에도 있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꿈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은 모두 어른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고3 소녀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기자의 마지막 질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기대에 보답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항상 미안하고 어깨가 무겁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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