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라 신앙고백'에서 신뢰회복의 단서 찾자

[ 선교 ] WCRC 동북아지역 컨설테이션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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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03일(월) 18:12

'아크라 신앙고백' 반포 10주년 기념 WCRC 동북아지역 컨설테이션에 다녀와서(1)

*아크라 신앙고백 10주년을 맞아 WCRC는 이를 기념해 지난달 대만에서 컨설테이션을 개최했다. 정원범 교수(대전신대)는 본교단 총회 대표로 컨설테이션에 참가했다. 본보는 아크라 신앙고백이 그 중요성에 비해 일반 교회와 교인들에게 잘 소개되지 않아 2회에 걸쳐 정 교수의 참관기와 아크라 신앙고백의 내용을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정원범 교수
대전신학대학교

2004년 제24차 세계개혁교회연맹(World Communion of Reformed Churches) 총회는 가나 아크라에서 교회사적으로 중요한 문서인 '아크라신앙고백(Accra Confession)'을 발표했다. 그리고 '아크라 신앙고백(Accra Confession)' 반포 10주년을 맞아 지난 9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한국, 대만, 홍콩, 일본 교회의 대표들과 WCRC대표들, WCC의 필리핀 대표 등 약 20명이 대만(대만기독교교회협의회 총회 사무실)에서 '아크라 신앙고백 10주년 기념 WCRC 동북아지역 컨설테이션'이라는 이름으로 회합을 가졌다.
 
이 회의에 참석하면서 첫 번째로 들었던 생각은 생태학적 파멸과 경제적 불의를 특징으로 하는 21세기 지구적 위기 상황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만물에 대한 하나님 주권 신앙을 고백하는 개혁교회 신앙인으로서의 참된 신앙인의 모습인지에 대해 훌륭하게 작성된 신앙문서가 한국교회에 충분하게 소개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었다.

# WCRC 동북아지역 컨설테이션 선언문의 주요 내용

'아크라 신앙고백' 반포 10주년을 맞아 열렸던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 동북아지역 대만회의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회의를 시작하는 아침시간과 회의를 마치는 저녁 시간에 각 나라별로 다양한 형태의 에큐메니칼 예배를 드리며 은혜를 받았다는 점이다. 5일 동안 WCRC와 WCC의 대표의 발제가 있었고, 각 나라별로 발표가 있었는데 필자는 한국의 종교와 한국교회의의 현황에 대해 발표하였다. 또한 경제개발이라는 명분하에 수십 년 살았던 삶의 터전에서 강제 퇴거당한 타이페이의 한 공동체 현장을 방문하여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듣기도 했으며, 그룹토의와 전체 토의가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전체 회의를 정리하는 보고서 형식의 선언문을 작성하였다. 선언문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참가자들은 '아크라 신앙고백'이 우리의 교회에 잘 알려지지 않았음을 발견하면서 그 문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적용의 필요성을 느꼈다. 또한 10년이 지났지만 그것은 우리 시대에 더욱 더 적실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으며, 각 나라는 서로 상이한 문제들에 직면해 있기는 하지만, 많은 문제들이 고립된 지역 문제라기보다는 지구화된 세계의 본성으로 인해 서로 얽혀 있는 문제라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둘째로, 참가자들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했던 내용들을 정리하면, 우선적으로 세계화된 경제는 유익의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지역 경제를 불안하게 하며, 많은 사람들을 주변화시키며 소외시키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으며, 억압하고 착취하는 지구적 세력의 활동이 어떤 것인지를 깊이 인식할 필요성과 그것에 긴급하게 응답할 필요성이 있다는 사실에 공감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동북아 지역의 영토분쟁문제와 관련된 정부와 대중매체들의 일방적인 역사왜곡의 문제, 임금 착취를 당하며 사회적으로 주변화되고 문화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이주노동자 문제, 인종차별과 인권탄압 등이 만들어내는 사회문제, 노령화와 세대 간 갈등문제, 핵발전소문제, 성차별, 성폭력, 소수자 차별 문제 등에 대해 경제적, 생태적 불의와 맞서 싸워야 하는 교회로서 함께 연대할 필요성을 느꼈으며, 사회적 약자와 불우한 사람들, 젊은이와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현재의 경제체제에 내재된 불의를 변혁하기 위한 공동의 책임이 있음을 발견했다. 끝으로 참가자들은 우리의 능력을 벗어나는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때 우리들은 특수한 행동 계획의 수립, 상호적인 나눔과 연대성의 필요성이 있음을 고백했으며, 교회 안에서 우리 신앙의 갱신과 복음의 충만함(생명, 정의, 평화의 충만함)은 우리 사회 안에서 우리의 집단적인 증언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했다.
 
# '아크라 신앙고백'의 의미
 
그러면 한국교회에 있어서 '아크라 신앙고백'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첫째로, 그것은  한국사회에서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한국교회가 그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제시해준다는 점이다. 다양한 형태의 불의가 점점 더 팽배해지는 한국사회에서 문서는 시 146: 7-9과 눅 4: 18-19 등에 근거하여 정의(경제정의와 생태정의)는 신앙의 본질적 요소라는 점을 중요한 명제로 내세움으로써 한국교회가 신뢰를 회복하는 길을 확실하게 제시하고 있다.
 
둘째로, 이 문서는 교회가 고통당하는 자들과 연대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 점에서 한국교회의 목회와 선교의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예언자들과 예수의 정의 전통을 따르고 있는 이 문서는 오늘의 세계질서를 약한 자들과 고통당하는 자들의 눈을 통해 바라보았고, 또 그것은 교회들로 하여금 고통당하는 사람들과 창조세계의 탄식소리를 들을 것을 요구하였다.
 
셋째로, 문서는 개인적, 사회적 상처를 치유하고 경제적, 생태학적 불의와 악한 세력에 저항하는 일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우리의 영성을 심화시키는 일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 점에서 문서는 개인적인 영성을 강조하는 복음주의 진영과 사회적 영성을 강조하는 에큐메니칼 진영으로 나누어진 한국교회의 양진영을 건강하게 결합시킬 수 있는 신학적 토대를 제공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문서는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고 이 시대의 아픔에 동참하도록 함으로써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 생각하며 한국교회에 널리 보급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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