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불꽃 튀던 '신혼 단계' 끝났다

[ 문화 ] 5년만에 한국교회 다시 찾은 필립 얀시, 미국 패턴 따르지 말 것 당부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4년 10월 29일(수) 10:24
   

세계적인 기독교 저술가이자 영성가인 필립 얀시(Philip Yancey)가 5년 만에 한국교회를 다시 찾았다. 그는 지난 9일 아현성결교회(조원근 목사)에서 열린 1300여 명의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성도 그리고 오랜 독자들과의 만남을 갖고 '교회, 나의 사랑 나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기독교의 독특함'으로 '은혜'를 꼽고 "모든 종교는 선한 사람을 좋아하고 악한 사람을 배척한다고 말하지만 기독교는 다르다"면서 "하나님은 우리가 사랑받을 자격을 갖추었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사랑하신다. 이러한 은혜의 개념은 어떤 종교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하나님은 우리가 악하게 살기를 원하시지 않는다. 죄인 되었을 때도 만나 주신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교회는 '무엇'이 아니라 '누구'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라면서 교회는 "'아주 괜찮은 사람이 여러 괜찮은 사람들 앞에 서서 더 괜찮은 사람이 되라'고 격려하는 곳이 아니라 '목이 말라 죽어가는 사람에 생수를 주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여행을 좋아한다"고 운을 뗀 그는 "전 세계의 교회를 다녀보면 마치 혼인관계에 있는 것 같다"면서 "어떤 지역은 마치 신혼여행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것 같다. 하나님 말씀 그대로 해석하고 뜻대로 행하는 사람들을 보면 도전받는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 같은 곳은 이혼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마치 25주년 은혼식 단계에 있다고. 그는 이러한 단계를 "혼인관계는 유지하지만 불꽃튀는 열정은 없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리고는 "한국교회는 어느 단계에 있는가?"라고 물으며 "신혼 단계는 끝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좇고 있는 미국의 패턴을 따르지는 말라"고 당부하며 "한국교회가 아시아 모든 열방 가운데 빛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부흥이 평양에서 시작된 점, 그리고 6ㆍ25전쟁 이후 교회의 부흥이 시작된 점을 꼽으며 "한국교회는 이미 성령의 불이 강하게 부는 역사를 경험했다"면서도 "하나님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신다. 성공한 나라, 재정적으로 풍요로운 국가들은 하나님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절망적 위기는 잘 될 때 찾아온다"고 당부했다.

필립얀시는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태어나 미국 남부의 경직된 근본주의 교회의 영향 속에 자랐다. 대학원 시절 수업료를 벌기위해 청소년잡지 '캠퍼스라이프'에서 일하며 글쓰기에 발을 놓은 이후 '리더스다이제스트' '크리스천센추리' '리폼드저널' 등 다양한 정기간행물에 글을 썼으며 미기독교잡지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 정규칼럼을 기고했고 총편집자로도 일했다.

'필립얀시의 성경을 만나다' '내가 알지 못했던 예수'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내가 고통당할 때 하나님 어디 계십니까?'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등 20여 권의 책을 써 1500만의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 1996년 복음주의 기독교출판협의회(ECPA)에서 올해의 책으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예수'에 이어 1998년 '놀라운 은혜'가 선정됐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