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老力)'을 위한 '노력(努力)'

[ NGO칼럼 ] NGO칼럼

이종성 실장
2014년 10월 28일(화) 16:03

새로이 시작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많은 가능성이 있지만, 오랜 세월 숙련된 사람의 마음에는 가능성이 아주 조금 밖에 없다. 모든 일에 숙련되면 무척 편하다. 그래서 버리기가 더욱 쉽지가 않다.

요즘 대한민국 노인들의 주제가로 회자되고 불려지는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가 있다. 노래 가사 중에 '~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라는 부분이 있다. 세월의 흔적을 여실히 느끼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이미 펼쳐진 백세시대를 당당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적 공감이 이 노래 인기의 비결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인적 계층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의 틀을 벗기고 노인들이 나이가 아닌 능력의 주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공감만으로 당당한 백세시대를 결코 이뤄 낼 수 없다.

어떻게 노력(老力)을 만들어 세상과 함께 당당한 백세시대를 누릴 것인가? 그것을 위해 이제 노인이라 생각하며 가슴 한 켠에 접어 둔 '열정(熱情)'과 '즐김(樂)'을 자신 있게 꺼내야 할 것 같다.

한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어린 시절 홀어머니와 동생들을 위해 어렵고 힘든 일들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살면서 그 성실함으로 제법 인정 받을만한 식당을 운영 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리고 그에게 남은 것은 사회보장금으로 받은 105달러가 전부였다. 하지만 주변의 냉랭한 시선들을 마주하며 65세의 나이에 다시 시작 해 2년 동안 1,008번의 거절과 쉽지 않은 도전 속에 1,009번째에 기적을 이뤄 낸다. 그리고 "나는 녹이 슬어 사라지기보다는 다 닳아 빠진 뒤 없어지리라"라고 말한 사람, 바로 KFC(Kentucky Fried Chicken)의 창시자 '커넬 할랜드 샌더스'이다. 그에게는 내가 잘할 수 있는 일로 다시 서야 한다는 '열정'이 있었다.

그리고 또 한사람, 1927년생으로 한국전쟁 때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 월남하여 어려움을 극복하고 인기와 부를 일궈 냈지만 교통사고로 다 큰 아들을 잃고 방황과 실의에 빠진 시기에 다시 일어서야겠다는 맘으로 시작한 일을 30년 넘게 90에 가까운 나이까지 잇고 있는 전국노래자랑의 명사회자 송해 선생. 그가 시련을 극복하고 국민MC로 거듭나기까지 그 힘든 방송 일을 일로 생각 했다면 지금의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이다. 즐겼기에 가능한 일이다.

노력(老力)을 위한 '열정'과 '즐김'은 노인들에게 막연할 수 있다. 그러나 백세시대라는 사회적 흐름의 중심에 서 있는 노인들이 숙련되어 굳어진 마음이 아닌 새로이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서 '열정'과 '즐김'을 갖는다면 나이가 아닌 능력의 주체로 자리매김 하는데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 인간의 뇌는 아픔을 잘 못 느끼지만 마음에는 제일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나는 끝났다. 나는 늙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뇌는 자신의 일을 놓아 버린다고 한다. 살아있는 동안 우리는 청춘임을 늘 잊어서는 안된다.

세상을 변화시키려 말고 내가 먼저 변하자.

이종성 실장 / 수원시니어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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