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이 주는 유익

[ 목양칼럼 ] 목양칼럼

김용관 목사
2014년 10월 14일(화) 16:37

신종희귀병 가운데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땀을 흘리지 않는 '선천성 무통각ㆍ무한증'이라는 병이 있다. 중국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에 사는 금년 11세의 리빈빈(李斌斌)군이 이 병을 앓고 있는데 이 아이의 부모는 아들이 두 살 되었을 때 주사 바늘을 팔에 찔러도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전혀 울지 않고 장난을 치는 것을 보고 이 병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아이는 자라면서 땅바닥에 넘어져 큰 상처가 나도 울지 않았고, 뜨거운 물이 손에 닿아도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아이에게 '무의식 자해' 증상도 나타났는데 자신의 혀를 깨물거나 칼로 자신의 손가락에 깊은 상처를 내는 등 이상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 아이의 부모는 아들의 이런 모습을 바라보며 "고통이 없는 것이 우리에게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인지 예전에는 몰랐어요"하고 하소연을 하였다.

인류역사에 큰 족적(足跡)을 남긴 위대한 인물 가운데 고통이 없이 살았던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은 가난한 가정에 태어나서 초등학교에 9개월 동안 다니다가 공부를 중단해야 했다. 10세 때는 사랑하는 어머니와 사별을 했다. 사랑하는 애인이 세상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그는 여러 중요한 시험에 응시하여 낙방하기도 했다. 사업을 하다가 동업자의 배신으로 파산을 당하기도 했다. 정치에 뜻을 두고 하원의원, 상원의원, 부통령 선거에 출마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는 평생 39번이나 큰 실패를 당하여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경험했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다고 하는 '실낙원'은 존 밀턴이 52세에 실명을 한 후 천신만고 끝에 67세의 나이에 완성한 작품이다. 수많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 준 소설 '보물섬'은 로버트 스티븐슨이 14년 동안 병상에서 썼던 소설이다. '천로역정'은 존 번연이 군대에서 함께 근무하던 전우의 죽음을 지켜보아야 했던 고통을 글로 표현한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그가 시베리아에서 9년의 유배 생활을 한 뒤 썼습니다. 미국인의 존경받는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소아마비환자였고, 줄리어스 시저와 나폴레옹은 간질병 환자였다.

진주는 모래로 인한 조개의 상처 때문에 생기고, 화초는 물이 부족할 때 꽃을 피운다. 씨앗은 땅속에서 썩어야만 새로운 싹이 나고, 배추애벌레는 고치 속 세상을 뚫고 나와야만 나비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아름다운 종소리를 더 멀리 퍼뜨리려면 종(鐘)이 더 아파야 하고 양초가 불을 밝히려면 자신의 몸을 태워야 한다. 이와 같이 인류의 발전도 고통과 함께 해왔다. 무지의 고통이 교육의 발견을 가져왔고, 결핍의 고통이 창조를 불러왔으며, 질병의 고통이 의학의 발전을 가져왔다.

셰익스피어는 "아플 때 우는 것은 삼류인생이고, 아플 때 참는 것은 이류인생이며, 아픔을 즐기는 것이 일류인생이다"라고 말했다. 이 세상에서 고통을 반길 사람은 없겠지만 우리는 찾아오는 고통을 피하거나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그것을 극복하고 승화시켜야 한다. 평범함과 천박함에서 벗어나 명품 인생이 되려면 고통의 터널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용관 목사 / 봉일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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