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교회가 부흥하는 비결

[ 우리교회 ]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14년 10월 14일(화) 16:26

예배당건축 보다 이웃에 관심갖는 성지교회

 

   
▲ 양인순목사

예배당 건축은 한 때 한국교회를 성장시키는 한 요인으로 분석됐지만 21세기 한국교회에서 예배당 건축은 이제 더이상 교회를 성장시키는 방법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예배당 건축이 무조건 비난받아야 하는 일은 아닌 것이 분명하지만, 교회가 큰 빚을 내어 예배당을 건축하는 것 보다 지역사회로부터 환영받고 인정받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오늘 한국교회의 흐름 중 하나다.

빚을 내어 예배당을 건축하는 교회를 부담스러워 하는 교인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상가교회의 핸디캡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처음 교회를 찾는 사람도, 이사를 비롯해 여러 이유로 교회를 옮기는 기독교인도 번듯한 예배당을 갖춘 교회를 선호하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상가교회로 자신을 인도하거나, 누군가를 상가교회로 전도해야 하는 것은 두 경우 모두 곤혹스러운 상황이기 십상이다.

용천노회 성지교회(양인순 목사 시무)도 한국교회의 수많은 교회처럼 '상가교회'다. 송파 서초와 함께 '강남3구'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상업업무지구에 자리한 11개 상가동에 자리한 16개 교회 중 하나다. 성장 또는 전도에 불리한 요소를 모두 갖춘듯 보인다.

성지교회를 가기 위해 수도권 지하철 신분당선을 타고 개포동역에서 내려 5번출구로 나오니 남서울중앙교회를 비롯해 역사를만드는교회 조은교회 서울교회 목양교회 등 교회 간판들이 즐비하다. 한 건물에 두 개의 교회 간판이 걸린 곳도 있고 이단사이비 집단이 내다 건 교회 간판도 있다. 성장과 전도에는 불리한 조건을 두루 갖춘 성지교회는 그러나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면서 작은 이들의 벗이 된, 복음으로 사는 교회의 전형을 보여주는 교회다.

 

   
▲ 신생아모자뜨기에 참여한 교우들 모습.
   
▲ 성지교회는 매년 실로암안과병원에 개안수술비를 지원한다.
   
▲ 사랑의연탄나눔에 참여한 성지교회 교인들 모습.

"상가 밀집지역에 건축된 건물을 예배당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주차장도 협소한 데다 기계식 주차시설이라 불편하고 엘리베이터도 없지만 성지교회는 지금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담임 양인순 목사는 말한다. 더구나 700명 출석 교인 중에 학생만 200명이 넘는 구성비는 놀라울 정도다. 본교단 서울 수도권 지역 노회에 학생이 없어 교회학교를 운영하지 못하는 교회가 부지기수라는 보고를 기억하면 그 노하우가 궁금할 수밖에.

총회 주제를 따라 '행함과 진실함으로 사랑을 나누는 해'를 2014년도 표어로 정한 성지교회는 △꿈이 있는 비전공동체 △성령의 능력이 임하는 성령공동체 △날마다 복음의 증인이 되는 선교공동체 △말씀과 기도에 힘쓰는 제자공동체 △사랑의 교제가 넘치는 교제공동체 △인정받고 칭찬받는 문화공동체 △섬김과 나눔으로 날마다 풍성해지는 성장공동체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달음질치고 있다.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으로 세상으로부터 부름받은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또한 세상으로 보냄을 받은 예수님의 제자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진실한 예배자가 되겠습니다. 말씀과 기도로 거룩한 삶을 추구하겠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나누는 섬김의 봉사자가 되겠습니다. 날마다 복음을 전파하는 증인이 되겠습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 나라의 부흥을 꿈꾸며, 사도행전의 비전을 이루는 공동체가 되겠습니다". 성지교회 성도들은 이렇게 고백하고 "예배의 기쁨과 감격을 경험하고, 사랑이 넘치는 영적 가족임을 고백하며,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가 되어, 세상을 섬기며 구원하는 생명의 공동체"라는 '사명 선언문'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성지교회 성도들은 예배당 건물에 욕심내지 않고 1만 명이 모이는 교회가 아니라 500명이 모이는 20교회를 지향하는 담임목사와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 양 목사의 설명이다. 그는 "성지교회는 한 그루의 큰 느티나무로 홀로 성장하기 보다 숲을 이루는 교회를 지향한다"면서 1978년 설립된 이후 보배로운교회와 죽전성지교회 동탄성지교회 등 세 교회를 개척해 지향점을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다.

교인들은 또 실로암안과병원 개안수술 헌금을 비롯해 연탄은행과 협력해 사랑의 연탄배달을 하고 세이브더칠드런과 협력해 사랑의털모자뜨기에 즐거이 동참하고 있다. 작은 이들의 벗된 기독교인을 실천하고 복음으로 사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별한 노하우 따위는 없었다. 목사는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하고 예수를 따르는 제자로서의 삶을 살도록 이끌고 성도들이 따르는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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