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가 점점 삐뚤어져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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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교수 gkim114@swu.ac.kr
2014년 10월 14일(화) 15:15

Q.고등학교 2학년 딸 수정이의 엄마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착하던 딸이 갑자기 변해 이렇게까지 속을 썩일 줄은 몰랐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술도 마시는 것 같고, 밤늦게 집에 들어오고 학교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자녀 양육하는 방법이 서로 맞지 않는 우리 부부는 이 아이 때문에 더 빈번히 싸우게 되고 아이는 점점 더 비뚤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따님이 반항의 시기에 접어든 것 같군요. 그렇게 말을 잘 듣던 아이가 부모님이 싫어하는 짓만 골라 하는 것 같죠? 이럴 때 대개 많은 부모님들은 불안을 경험하게 되고 또 이 불안은 혹시 딸이 더 잘못되면 어떡할까 라는 걱정과 상상에 의해 과장되어 그전보다 더 과도한 통제와 간섭으로 이어지게 되기도 합니다. 때론 완력을 써서 아이의 행동을 수정하려 하다가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이렇게 되면 자녀는 더 비뚤어지게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 이경남 차장/knlee@pckworld.com

 
가장 우선적인 필요는 부모님이 자기 안에 고조된 불안을 인식하고 이 불안을 가라앉히는 것입니다. 고조된 불안은 우리로 하여금 돌발적인 반동을 하게 함으로 부모자녀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청소년들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가족이라는 정서체계에 일종의 위기이기 때문에 부모님들은 과장된 불안에 휩싸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위기에서도 불안수준을 낮추고 침착함을 유지할 때 자녀를 도울 수 있습니다. 어떻게 불안수준을 낮출 수 있느냐고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수정이의 반항의 의미를 파악하면 불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즉, 자녀를 불안에 채색된 안경으로 바라보지 말고 침착한 상태에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때 공감을 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수정이는 어렸을 때부터 매우 순종적인 아이였다고 하셨습니다. 즉, '착한 딸'기능을 하기 위해 자신의 발달적 필요들을 많이 억압하였을 것입니다. 지금 부모님에 대한 반항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반항이 물론 너무 길어지면 좋지 않겠지만 이 반항은 상실한 자기를 찾으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위기를 맞이할 경우 가족원 간의 '관계과정'과 '관계패턴'을 또한 성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가족원들이 위기에 의해 생기는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때는 가족이 더 큰 위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정이는 현재 가족 안에서 '불안의 생성자'입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불안의 증폭자'역할을 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부부간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정이의 동생은 '불안의 흡수자'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가족안의 불안이 고조될 때마다 동생이 불안을 흡수함으로 가정의 안정을 회복한다면 동생에게 어떤 증상이 생기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처럼 가족원들이 모두 수정이의 문제행동증가를 위해 각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성찰해 보고 보다 효과적으로 모든 가족원들이 기능할 수 있는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불안에 휩싸이지 않고 다른 사람의 경험에 현존할 수 있는 능력'이 위기를 효과적으로 다루는 비결입니다.

김경 교수 / 서울여대 목회상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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