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말씀을 읽는 재미

[ 기고 ] 독자투고

염동립 장로 ydlip@hanmail.net
2014년 10월 08일(수) 15:23

 
쉰아홉 되던 해인 2000년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면서 목사님께서 "이제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했으니 모든 성도들이 무엇인가 뜻있는 일을 계획하여 실천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설교말씀에서 큰 은혜를 받고 영어공부도 할 겸 영어성경을 읽을 것을 하나님께 서원하게 됐다. 10여 년 동안의 노력 끝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영문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영어책을 놓은 지 40년도 넘어 영어에 문외한이 되어 버린 처지에서 영문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되자 세 번째 읽으면서부터 주옥같은 요절들의 영문 부분을 대학노트에 적어가면서 읽게 되었고 말씀에 더욱 친밀감이 생기고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기쁨과 보람으로 읽는 가운데 이를 책으로 엮어 젊은이들에게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목사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하루에 한 절 씩 읽고 음미해 보았으면 좋겠다 싶은 365절을 골라 한영 125쪽의 규모로 발간했더니 뜻밖에도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는 기쁨을 맛보았다.
 
책이 출판되기까지 석 달이 걸린다고 해서 유익하게 쓰임받기를 기도하는 가운데 문득 우리 주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기에 앞서 40일을 금식하며 기도하셨던 일이 떠올라 필자 또한 '좋은 책을 맞이할 수 있도록 기도드리며 100번을 읽어야지'라는 마음으로 기도드리고 책이 도착하기 2주 전, 100번을 읽을 수 있었다. 책이 발간된 후에도 더 읽고 싶은 마음을 접을 수 없어 한 주에 두 번 정도 읽고자 날마다 하루에 한 시간 반 정도를 꾸준히 읽었더니 지금까지 770여 독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2016년까지 1000독을 돌파하고 80대 중반까지 2000독까지 읽을 작정이다.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아무리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라도 한 번 읽고 나면 일단 읽는 것을 마치게 되는 것이 상례일진대 1000번, 2000번 읽을 수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우선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갖게 되어 한 번 읽고 다시 첫 요절을 대하면 마치 새 책을 읽는 느낌으로 빨리 읽고자하는 의욕이 생겼으며, 읽을수록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만일 책을 읽을 때 맛을 느끼지 못하고 읽는다면 얼마나 지루하고 고역스러운 일이겠는가? 어떠한 부담이나 싫증을 느껴본 적이 별로 없었고 말씀의 맛에 빠져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겨서야 내려놓았던 일이 많았다. 마지막 요절을 읽고 나면 또 한 번 읽었다는 기쁨과 성취감 속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마치 기계의 자동화 장치처럼 이어지고 있으며 여러 번 읽다보니 자연히 외워지는 것도 많았다.
 
이처럼 나에게는 성경말씀을 읽는 것이 일상화되고 가장 좋은 취미로 굳게 자리 잡아 날마다 요절 책을 비롯하여 한글성경 한 장, NIV영문성경 한 장, ABS영문신약성경 한 장을 꾸준히 읽고 있다. 이제는 하루라도 말씀을 읽지 않고는 마음이 허전하여 견딜 수 없을만큼 말씀을 가까이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
 
자칫하면 무료하게 시간을 축내기 쉬운 70을 훌쩍 넘긴 노년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기쁨과 감사함으로 읽고 있는 나의 모습을 인자한 미소로 내려다보고 계실 하나님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오늘도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고 있다. 
 
염동립/광주 송정제일교회 장로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