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의 발걸음

[ 성서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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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29일(월) 18:15

삶, 약속을 이뤄가는 시간

최인기 교수
서울장신대학교ㆍ구약학

창세기 42장에 보면 야곱과 그의 아들들이 양식을 얻기 위해 애굽에 들어가는 사건이 기록돼 있다. 7년간 애굽과 가나안 땅에 흉년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이 애굽으로 내려갈 때에 그들의 발걸음에 담긴 하나님의 계획을 그들이 알았을까? 알지 못했다. 그들이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는가? 그들은 그저 힘든 삶의 무게를 어깨에 걸머지고 애굽으로 향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성경은 그들이 애굽으로 향했던 고달픈 발걸음이 그저 그렇게 양식을 구하기 위한 보통의 발걸음만은 아니었다고 말씀한다. 그들이 당시에 애굽으로 내려가는 수많은 무리들에 섞여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지만, 그들의 발걸음만큼은 그 무리들의 발걸음과는 달랐다고 성경은 말씀한다. 야곱의 아들들의 발걸음만큼은 그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의 계획을 향해 내딛고 있는 발걸음이었다. 그 걸음은 하나님께서 요셉을 통해 미리 계획하셨던 하나님의 섭리 위를 걸어가는 발걸음이었다. 그런데도 이 사실을 몰랐던 그들은 그 수많은 무리들과 같이 여전히 절망과 탄식 속에서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혹시 우리의 발걸음도 그런 발걸음은 아닌지.

하나님께서 창세기 15장 13~14절에서 아브람에게 "네 자손이 이방에서 객이 되어 그들을 섬기겠고 그들은 사백 년 동안 네 자손을 괴롭히리니 그들이 섬기는 나라를 내가 징벌할지며 그 후에 네 자손이 큰 재물을 이끌고 나오리라"고 이미 하나님의 계획을 말씀하셨다. 이 약속을 주신 지 적어도 100여 년이 지난 지금, 때가 되어 그들이 그렇게 애굽에 내려갔다. 그때, 절망 속에 애굽으로 내딛는 것 같았던 그들의 발걸음은 사실은 소망으로 내딛는 순간이었다. 그저 양식을 위해 애굽으로 힘없이 옮기는 그들의 발걸음이 인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위대한 발걸음이 되었다. 그 걸음은 하나님께서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겠다"고 그들의 조상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던 그 약속의 현장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생각해 보라. 그들이 양식을 구하기 위해 탄식하며 걸었던 그 발걸음, 그들도 모르고 탄식하며 걸었던 그 발걸음이 인류 역사를 뒤흔든 발걸음이었다는 것을.

우리의 일상적인 삶은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지는 시간이다. 우리가 직장으로 향하는 발걸음, 가정에서 가족들을 돌보는 평범한 일, 학교로 향하는 길, 사람들을 만나서 일하는 시간들, 우리 삶의 무게를 지고 가야 하는 모든 발걸음, 절망과 탄식으로 향하는 발걸음 같은 우리의 모든 발걸음도 하나님의 약속이 지금 축복으로 영글어가는 위대한 시간들이다. 우리 성도들의 발걸음은 이렇게 위대하다. 우리들과 세상에 축복을 이루어 가는 위대한 발걸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것이 어떤 형편에서도 현재 우리 삶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이며, 하나님께 항상 신실하게 충성해야 할 이유이다. 그럴 때 우리가 걷고 있는 일상의 발걸음은 기쁨으로 차며, 능력으로 가벼워진다. 그만큼 우리의 삶은 복되어지고 성별된다.

세상 속에서 모든 사람들과 같이 걸어가더라도, 우리 성도들의 발걸음은 성도 아닌 사람들의 발걸음과 다름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우리 성도들의 발걸음 옆에 하나님이 계시기에, 우리 하나님이 우리 발걸음을 현재의 축복된 삶을 넘어 영원한 약속의 성취로 이끄시는 하나님이시기에…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고(시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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