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RC 동북아지역 컨설테이션을 다녀와서

[ 여전도회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4년 09월 23일(화) 13:44
   
▲ 한국측 참가자들이 아침예배를 인도한 후 WCRC를 대표해 참석한 정의와 연대 위원장 도라 목사(우측에서 세번째)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맨 왼쪽이 필자.

채송희 국장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우리 교단이 회원으로 활동 중인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 World Communion of Reformed Churches)이 올해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2004년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발표된 '아크라 신앙고백(Accra Confession)'이라는 문서를 재조명하는 일련의 작업이다.

올해 교단 총회의 요청으로 WCRC 동북아지역협의회(NEAAC)의 회계를 맡게 된 것이 계기가 돼, 추석 명절 기간 대만에서 열리는 아크라 컨설테이션에 참석했다. NEAAC는 WCRC 산하에 있는 다섯 개의 지역 협의체 즉, 아프리카, 캐러비안과 북미, 유럽, 남미, 동북아시아 협의회 중 동북아시아지역협의회를 가리킨다. 북미와 유럽지역은 이미 그 지역 아크라 컨설테이션을 마친 상태이고 동북아 지역에 이어 남미와 아프리카 협의회가 이번 가을에 모인다고 한다. 다섯 지역의 컨설테이션이 모두 끝나면 11월 초에 WCRC 본부가 있는 독일의 하노버에서 글로벌 컨설테이션이 열릴 예정이다.

이번 동북아지역 협의회에는 한국, 대만, 홍콩, 일본 교회의 대표들과 WCRC 본부측 참가자, 세계교회협의회(WCC) 참가자 등 약 20여 명이 모였다. 한국에서는 우리 교단에서 2명, 기장측에서 4명 총 6명이 참가했다.

올해는 '아크라 신앙고백'이 발표된지 10년이 되는 해다. 아크라 신앙고백은 경제정의와 환경문제에 대한 기독교적 고백이며 2004년 WCRC의 제24차 총회가 열린 가나의 아크라에서 발표되었다고 해서 '아크라 신앙고백'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이 신앙고백문은 이 문서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 이 문서가 작성될 당시 전지구적 상황에 대한 인식, 경제적 불의와 생태계 파괴에 대처하는 고백, 정의를 향한 계약 등 크게는 4부분, 작게는 총 42개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동북아시아의 각 교회에서 모인 우리는 4박 5일 동안 '아크라 신앙고백'이 탄생하게 된 역사, 신앙고백문의 신학적 관점, 또 이 고백문이 지난 십년 간 교회에 끼친 영향 등에 대해 발제를 듣고, 토론을 했다. '아크라 신앙고백'이라는 문서로 인해 우리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모임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룬 것은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각 지역이 처한 구체적인 상황을 나누고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제적, 생태적 불평등을 함께 인식하고 아크라 신앙고백의 정신에 비추어 이러한 상황에 대처할 방법들을 고민하는 부분이었다. 한국교회 참가자들은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 날에는 이번 컨설테이션에서 5일 동안 발제하고 그룹토의를 하고 질의응답을 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선언문의 형식으로 정리했다. 참가자들은 조를 나눠 맡은 주제에 대한 항목을 작성하였다. 나는 일본 참가자 한 명, 대만 참가자 한 명과 함께 원자력과 핵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정리하는 작업을 하였다. 이 선언문은 '아크라 신앙고백문'에 대한 동북아지역 회원 교회들의 반응과 결단을 정리한 일종의 보고서이다. 이번 회의에 참가한 동북아지역 교회 대표 중 한 명이 11월에 독일에서 열리는 글로벌 컨설테이션에 가서 이 선언문을 발표하게 될 것이다.

사실 이번 컨설테이션에 참가하기 전에는 '아크라 신앙고백'이라는 문서를 접해본 적이 없었다. 이 문서가 발표된지 10년이 흘렀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전 세계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아래서 작동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또 우리 여전도회가 이런 문서를 통해 세계교회와 연대해서 고통 받는 이들과 신음하는 창조세계를 살리는 일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첫 날 만찬에서 대만교회의 대표가 말한 것처럼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에 모인 우리들을 포함해 전세계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