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교회로, 다시 광야로"

[ 교계 ] 교회협 창립 90주년 예배, "상처받은 현장을 찾는 원년 삼겠다"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4년 09월 19일(금) 12:14

   
▲ 김동엽 총회장을 비롯한 교회협 회원교단 대표들이 예배단에 올라 말씀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장창일 차장
 "흔들리는 교회, 다시 광야로"

 올해로 창립 90돌을 맞이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영주)가 18일 오후 구세군 빌딩 구세군 아트홀에서 90주년 기념예배를 드리고 교회의 정체성을 새롭게 세우는 길을 광야에서 찾기로 결정하고 이를 선포했다. 교회협이 90주년을 기점으로 선택한 광야는 이 땅의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하는 삶의 현장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에큐메니칼 운동의 생명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대한성공회 유시경 신부의 인도로 드려진 이날 예배는 아홉차례 친 징의 울림으로 시작됐다. 예배에서는 본교단 김동엽 총회장을 비롯한 교회협 9개 회원교단 대표들이 교회협 창립부터 청년과 일치, 여성, 정의, 인권, 평화, 생명 등 교회협이 90년 간 관심을 가져왔던 현장들을 반추하는 '말씀의 선포'의 시간을 가졌다. 이를 통해 교회협이 묵묵히 걸어온 지난 역사를 회상하고 100년을 향한 새 미래의 희망을 그렸다.

 이날 특별찬양을 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해고노동자들은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를 부르며 한 겨울에도 늘 푸르른 소나무 같이 이 땅에 정의가 확산되길 소망했고 예배 참석자들은 "힘내십시오"라고 화답했다. 설교는 교회협 회장 박종덕 사령관이 전했다. 박종덕 사령관은 "교회협은 고난받는 이웃과 함께 해야 하는데 이 십자가를 지지 않고는 주님을 따를 수 없다"면서, "십자가를 지는 일에 교회협이 힘있게 나서라. 교회협은 바른교회 운동을 펼쳐야 하고 교회의 공공성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100주년을 맞이하라"고 당부했다. 박종덕 사령관은 "교회협이 성장의 단잠에 빠져있는 한국교회를 깨워야 하고 더이상 세상의 가치를 추구하지 말고 정의를 실천하는 일, 조심스레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길을 하나님께 묻고 본을 보여라"면서, "우리는 겸손히 초심으로 돌아가 향후 10년을 준비하자. 주를 따라 불편한 광야로 나가자"고 권면했다.

 설교 후 참석자들은 고난받는 이들을 위한 기도를 드린 뒤 미리 준비된 90주년 기념엽서에 기도문을 적었다. 이에 앞서 교회협 실무자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직접 방문해 이들이 꿈꾸는 세상, 소망의 기도를 받아왔으며, 예배 참석자들에게 이 기도문을 배포하고 한마음으로 기도했다. 기도 후 한국염 목사의 집례에 따라 시작된 성만찬은 232장 '유월절 때가 이르러'를 함께 찬양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예배 말미에 파송의 말씀을 전한 김영주 총무는 교회협이 나아갈 방향을 예수 그리스도에게 맞추자고 선포했다. 김영주 총무는 "(교회협은) 침묵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고, 상처받은 이들을 대신해 피를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에 우리 삶을 맡기자"고 전했으며, 뒤이어 교회협 회원교회 교단장들이 예배단에 올라 공동축도를 하며 예배의 모든 순서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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