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와 교회 교육

[ 논단 ]

배한숙 목사
2014년 09월 17일(수) 10:22

배한숙 목사
대한기독교교육협회 총무

교사대학 교재 '새 교사대학-교사양육과정 교재'를 새로 만들었다. 그 전 교재가 오랫 동안 사랑을 받았지만, 내용이 너무 전문적이어서 교육 없이는 노회 교육부도 개 교회도 사용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어왔다. 이런 평가와 그간의 변화된 교회 현실을 염두에 두고 새 교사대학 교재의 편찬 원칙을 몇 가지로 정했다. 그 중에 가장 무게를 둔 것은 교회 담임 목회자가 교사 교육의 중심에 설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즉 담임이라면 누구나 총회 교육자원부가 실시하는 지도자 세미나를 통해 교사들 또는 교육담당 부교역자를 가르칠 수 있게 되는 그런 교재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간의 교회 교육이 담임의 손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염려까지 포함한 대안이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새 교재가 출간되고 지도자 세미나가 곳곳에서 열렸다. 정말 많은 목사님들이 다녀가셨다. 하지만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의도하고 시도했던 일은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여전히 담임들의 참석이 저조했다. 새 교사대학 교재 정도로는 담임의 손에서 멀어진 교회 교육을 쉽사리 되돌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교회를 떠나는 청년들의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심각한 수준을 넘어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교회도 허다하다. 이 청년들의 이탈을 심각하게 논의하면서 현실성 있는 작은 대안의 하나로 '3월 학기제'를 제안한 적이 있다. 학생들의 생활 주기와 맞지 않는 현행 교회학교 학기제(1~6월, 7~12월)를 바꾸자는 것이었다. 일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말인 1, 2월을 진공상태로 만들지 말자는 애타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단 한 교회의 문의가 있었을 뿐이다.
 
'중그룹 수업(Mid-size Class)' '협력 수업(Team Teaching)'에 대한 제의도 같은 운명이었다. 교실도 없이 진행되는 한국교회 교회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할 너무나 중요한 현실적인 대안들이지만, 몇몇 교회의 특강 제목이 되고는 사라졌다.
 
그렇다. 담임이 나서야 한다. 한국교회의 특성상 담임이 주도하지 않는 한 어떤 것도 교회와 목회에서 멀어져 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멀어져간 영역과 사역들은 좀처럼 담임 곁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교회의 교육도 매 한가지다. 담임이 주도하지 않고도 되살아날 교육은 없다.
 
교육이 중요하다고 아무리 외쳐도 안 된다. 자녀를 품고 다음 세대를 안고 가자는 몸부림만으로는 안 된다. 그런 기관을 만들고 책을 내고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만으로는 절대로 안 된다. 거기에 담임들이 대거 참여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모든 것이 무효하다.
 
담임이 주도하지 않는 교사 교육이 어떻게 온 교회의 기도와 관심과 지원을 받을 수 있겠는가? 담임이 주도하지 않는 교회학교가 어떻게 교육적인 일관성과 지속성을 가질 수 있겠는가? 담임이 관심을 두지 않는 학기제, 담임이 모르는 수업을 그대로 두고 어떻게 교회학교가 교회의 미래가 될 수 있겠는가?
 
담임이 나서야 한다. 담임이 교회학교를 주도해야 한다. 담임이 교회 교육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담임과 당회가 교회 교육에 대한 백서를 내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렇게 예산을 만들고 진행을 이끌어야 한다. 그렇게 교사 교육도 주도하고, 학기제도 살피고, 수업형태도 점검하고, 계절학교도 실시해야 한다. 그래야 교육이 교회 중심으로 돌아온다. 우리의 자녀들이 살아나고 교회의 미래가 열린다. 정말 그렇다. 그러지 않는 한 어떤 대안도 어떤 처방도 무효하다. 보라, 교회가 통째로 흔들릴 정도로 논란이 많은 사역조차 담임이 뜻을 가지면 이루어지지 않던가. 담임이 나서야 한다. 담임이 나서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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