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이순신은 어디에

[ 목양칼럼 ] 목양칼럼

이국현 목사
2014년 09월 01일(월) 13:53

영화 '명량'이 보여준 것처럼, 한민족 역사상 최대의 위기 중의 하나였던 임진왜란 때에 이순신의 지혜와 용기가 망해 가던 조선과 백성들을 구했다. 이순신은 자신을 희생하되 목숨까지 바쳐가며 민족과 나라를 구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난달 한국을 다녀간 프란체스코 교황도 쇠퇴해 가던 로마 가톨릭교회를 새롭게 부흥시키고 있는 사람이다.

그동안 로마 가톨릭교회는 유럽과 북미에서 영향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었다. 신부들의 어린이 성추행 같은 사회적 통념상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도덕적 해이로 인해 사람들의 신뢰를 잃었고 그로 인해 서구 사회에서 가톨릭교회는 날로 쇠퇴하고 있었다.

그런데 프란체스코 교황의 등장과 함께 로마 가톨릭교회가 새 힘을 얻고 있다. 교황의 겸손한 낮아짐과 교황 같지 않은 검소함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프란체스코 교황도 이순신처럼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를 살리고 있다.

이순신과 프란체스코 교황은 시대도 다르고 믿음도 문화도, 처한 정세도 전혀 다르다. 닮은 데라고는 한 군데도 없다. 그런데도 두 사람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두 사람 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살렸다는 것과 한 사람의 의인이 일어날 때 역사가 새로워진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순신이 망해 가던 나라와 백성을 구하고 프란체스코 교황이 쇠퇴하던 로마 가톨릭교회를 새롭게 하고 있듯이 한 사람의 의인이 일어나면 그가 속해 있는 나라와 역사가 새로워지는 것이다. 하나님은 사람을 당신의 도구로 사용하여 인류의 역사를 새롭게 하시기도 하시고 하나님의 교회를 새롭게 하시기도 하시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13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역사 속에서 세계 교회가 놀랄 만큼 빠른 성장과 부흥을 가져왔던 이유도 하나님께서 한국교회 초창기 때 길선주 목사, 이기풍 목사, 일제강점기 때의 주기철 목사, 이승훈 장로, 한국전쟁 때 순교한 김익두 목사, 손양원 목사, 조만식 장로 같은 깊은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 역사하셨기 때문이다.

반면에 요즘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칭찬과 존경 대신에 비판과 조롱을 받고 있는 까닭은 한국교회 안에 깊은 믿음의 사람과 사람들이 존경하고 따를 만큼 훌륭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경직 목사 이후 한국교회 안에는 기독교를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까지 존경할 만한 인물이 없는 것이다.

여러 종교의 역사를 보면 어떤 종교든지 그 종교가 부흥하고 번성할 때는 그 종교를 대표할 만한 특별한 믿음의 사람이 있었다. 반대로 신심 깊은 사람 대신에 인간적 욕심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권력을 휘두를 때엔 그 종교가 쇠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종교도 사람에 의해 흥하고 망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가 다시 새로워져서 한민족과 대한민국의 빛이 되고 소망이 되기 위해서는 역사를 섭리하시는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모세와 사무엘, 바울과 루터 같은 믿음의 사람을 보내주시기를 눈물로 기도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은 언제나 당신의 자녀들의 눈물의 기도를 잘 들어주시기 때문이다.

아! 한국교회를 다시 살릴 이순신은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누구일까?

이국현 목사 / 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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