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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끝에서온편지 ] 땅끝에서온편지/일본 김병호 선교사(8)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4년 08월 26일(화) 15:47
   
▲ 사진은 2013년 6월에 일본 재해지 교회를(미야코교회) 방문하여 찍은 사진. 일본선교사들, PCK총회장 및 참가자, 일본교회 목회자 및 신도들이 함께 했다.

일본에 개신교회 선교가 시작된 것은 1859년이다. 올해가 155주년을 맞이하는데 우리 한국교회보다는 25년 먼저 선교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급성장한 한국교회에 비하면 수치로는 큰 발전을 하지 못했다. 통계적으로 보면, 개신교 가톨릭, 정교회 모두 합쳐서 약 100만 명으로 인구비 레의 0,9%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에 개신교는 60만 명 정도이다. 개신교회는 약 8천개로서 1교회에 평균75명 정도의 교인 숫자이지만, 실제로 예배 출석인원은 40명 정도이다. 그러니까 40명 정도 모이는 교회가 일본교회의 중간 규모의 교회라 보면 된다.
 
이러한 일본교회가 젊은이들은 줄어가고 신도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젊은이들이 전도자로 헌신하는 숫자가 점점 줄어드는 형편이다. 교역자의 연령대가 70대, 80대층의 숫자가 두꺼운데 이들은 일본이 패전한 1945년 이후 미군이 점령군으로 있을 그 당시 헌신한 젊은 계층이다. 사실 지금 일본교회는 그 세대들이 고령이 되었고 이 세상을 떠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몇 년이 지나면 교역자 수가 현저히 모자라게 될 것이다. 그나마 일본교회는 정년제가 없어서 고령이라도 힘이 있으면 계속 목회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하니 일본교회는 한국교회와 같이 뜨거운 성령의 역동적인 역사하심이나 부흥의 물결이 흘러넘치는 교회가 되지 못하고, 변화를 두려워한 나머지 변하지 않은 신학과 전통에 잘 길들려 져서 본질적인 것에 메여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재일대한기독교회의 형편은 재일동포 1세대들(해방 전부터 일본에 거주했던 이들)은 이제 거의 없고, 일본에서 태어난 2세 목사, 장로들이 은퇴하고 있다. 1세들은 해방 전 한국교회가 가졌던 열심과 뜨거운 신앙을 가지고 재일이라는 거센 물결을 헤지고 살아왔고, 2세들은 그러한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1세 부모들과 같은 삶을 살지 않겠다는, 그리고 돌아가지 못할(않을) 조국을 애써 외면하려 했을까, 1세들의 신앙적 계승이 원만히 이루어지지 못한, 그렇다고 일본교회 스타일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 재일대한기독교회를 이끌어가는 3세, 4세는 신앙적 양상이 일본교회에 가깝다. 그러한 분위기로 전환되가는 중에 1980년대 후반부터 한국의 해외여행 자율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유학생과 비즈니스 관계로 많은 사람이 일본땅을 밟게 된 것이다. 이들을 신 1세대라 하는데 이들이 가져온 한국적 신앙 스타일과 잘 조화가 되지 않아 많은 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적 신앙 스타일이란 것은 열심이 있고 교회를 잘 섬기는 뜨거운 열정적 신앙이 있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고, 영적 교만으로 인하여 자기와 신앙생활 스타일이 다르다고('열심과 뜨거움이 없다', '성령을 받지 못했다' 등) 쉽게 정죄해 버리는 것이다. 때로는 한국에서 유명한 목사(강사)를 초청하여 특별집회를 가지기도 하는데, 이곳 교회의 역사와 전통과 신앙적 양상을 배려하지 못하고 꾸중하는 식의 설교를 하고 가면 그 설교에 적응하지 못한 많은 신도가 마음에 상처를 입고 교회를 등지는 경우도 있으며, 그러한 강사가 가고 나면 그것을 수습하고 극복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린다.
 
그래서 재일대한기독교회 안에는 한국어를 전혀 쓰지 않고 일본어로만 예배드리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일본어를 전혀 쓰지 않고 한국어로만 예배 드리는 교회가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교회는 한국어와 일본어를 잘 섞어서 사용하면서 예배드리고 있다.
 
지금 일본에는 한국의 각 교단에서 파송되었거나 자력으로 와서 일본선교를 하겠다고 입국해 있는 한국 목사(선교사)의 숫자가 상당히 많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탓일까 아니면 종교 비자를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일까 어떤 통계에 보면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교사의 숫자가 1,000명이 넘는다 한다. 그중에는 자칭 선교사도 많은 것 같다. 일본의 동경이나 오사카 등의 대도시 한인들의 출입이 잦은 지역에는 낯익은 한국교회 간판이 눈에 띄며 상가 건물 등을 임대하여 집회하고 있으며 그러한 교회들 역시 일본선교를 한다고 하나 일본인 혹은 재일동포 선교는 고사하고 요즈음은 신 1세들 선교하기도 힘들며 비싼 임대료 부담에 문을 닫는 교회들이 속출하고 있다.
 
재일대한기독교회는 그 시작부터(1908년) 한국의 장로교회와 감리교회가 협력하여 선교사를 보내고 지원해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본국교회와의 끈끈한 협력관계 속에서 연대하고 있다. 재일대한기독교회의 현역 시무 교역자 수는 100명이 조금 넘는 정도인데, 그중에 일본에서 태어난, 즉 재일동포 2세, 3세 교역자 수는 약 30명을 차지하고, 다른 목적으로 일본에 왔지만 사명을 받아 일본에서 신학 공부를 하여 재일대한기독교회에서 안수를 받은 목사나 인허를 받은 전도사가 약 30명 정도, 그 외에는 선교협약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 7개 교단(예장 통합, 합동, 대신, 백석, 기장, 기감, 기성)에서 파송 받아 협력하고 있는 선교사들이 44명이 섬기고 있다. 본교단(PCK) 세계선교부 파송 일본선교사는 2014년 8월 현재 21가정인데, 그중에 본 교단과 선교협약 관계에 있는 재일대한기독교회에 소속하여 활동하고 있는 선교사는 15가정, 일본기독교단에 3가정, 그 외의 3명은 협력관계가 없는 일본교회를 섬기고 있다.
 
본교단의 선교정책 흐름은 에큐메니칼적인 협력 선교를 지향하고 있다. 물론 기독교회가 전혀 없는 미종족 전도는 다르겠지만 파송된 국가에 선교협력 교단이 있으면 그 교단에 협력하여 선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이다. 선교지 국가에 따라 그러한 개념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일본은 이미 우리보다 25년이나 먼저 개신교 선교가 시작되었고, 건실한 교회도 있고 뛰어난 신학을 가지고 있는 일본기독교회다. 다만 한국교회보다 수적으로 열세이지만 그들 나름대로 선교적 열정도 있고 부단히 개척전도를 위해 힘쓰고 있다. 다만 우리 한국교회의 시선에서 볼 때에 그 활동이 너무 느리고 힘이 없어 보일 뿐이다. 그렇다. 분명 일본은 선교 대상국이 아니라 선교 협력국인 것을 우리 선교사들이 알아야 할 것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의 일본인을 선교하는 일에는 일본교회 스스로 하도록 하고, 우리는 그 일에 협력하고 한국교회의 교류하게 하며 도우미로서의 선교면 충분하다. 그것은 우리 선교사들이 재일대한기독교회를 섬기는 일에도 같은 원리다.   
 
일본선교사 김병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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