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의 이해와 대응 (4)다음세대를 보호하라

[ 특집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4년 08월 26일(화) 15:01

안티 해법, 교회 안에서 찾아라

정우 목사
미암교회ㆍ총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서기

몇 달 전 어느 사단의 훈련병 진중세례식에 갔다. 세례를 주기 전 '군대에 오기 전 교회를 다녀 본 적이 있느냐?'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물었다. 10명 중 2~3명 정도가 다녀보았다고 답했다. 필자가 10여 년 전에 갔을 때도 똑같은 질문을 했었다. 그때는 10명 중 6~7명 정도는 다녀본 적이 있다는 응답이었다. 10여 년 사이 젊은이들의 교회 다닌 경험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그런 통계는 올해 초 교단 총회에서 발표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총회 산하 8384개 교회들 가운데 고등부가 없는 교회가 48%, 중등부가 없는 교회가 47%, 아동부(1~6학년)가 없는 교회가 45%라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볼 때 다음 세대 부서가 절반 정도가 없다. 한국교회의 미래요, 다음 세대인 어린이와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없다는 것은 단순히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만이 아니라 기독교 정신과 가치관을 가진 젊은이들이 없기에 안티 세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교회를 변호하고 기독교 문화를 이끌어 갈 일꾼들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다음 세대는 중요하다.

먼저, 기독교 안티의 최근 역사를 살펴보면 교회 비판론자들은 1990년 대 중반 교회 내의 비윤리적 문제를 지적하며 인터넷 상에 등장했다. 특별히 목회자들의 비도덕성과 교회의 세습 문제들을 제기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이상의 문제들뿐만 아니라 일부 기독교인들의 극단적 행동, 예를 들어 단군상 파괴, 타종교에 대한 반이성적 행동, 극우파적인 행위 등 이런 것들이 안티 그룹에 빌미를 제공했다. 현재의 양상은 일부 교회와 교인들의 극단적인 행동에 대한 비판과 정죄를 넘어서서 기독교 자체를 부정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안티 기독교의 대표적 그룹인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반기련)은 근자에 와서 '바이블 19금 지정 촉구를 위한 10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바이블(Bible)은 아예 공갈과 협박으로 시작해서 마침내, 사람이 꺼지지 않는 지옥 불에 들어가서 영원히 이를 갈며 신음하리라는 악담과 저주를 보여 주는 무지막지한 악서(惡書)"이기에 19세 미만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는 바이블을 철저히 차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런 안티들 중 상당수가 전에 교회공동체 안에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교회를 떠나 안티 세력의 핵심이 된 것 같다.

안티에 대해 젊은이들은 장년들보다 호의적이다. 그 이유는 장년들의 심리적 성향이 안정 지향적이라고 한다면, 청년들의 성향은 비판적이고 개혁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교회 안에서도 가장 비판적인 세력이 청년들이다. 청년들이 교회에 들어오지 않고 또 교회를 떠나고 있다. 2005년 통계청의 인구조사는 청년층의 교회이탈 현상이 심각한 형편임을 말해주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1995년에서 2005년 사이에 기독교인 인구가 15만 명 감소했는데 감소율에 있어서 34세 미만의 감소율이 평균 감소율의 4배에 이른다고 한다. 특별히 20세에서 34세 사이의 감소율이 최고조에 달했다. 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날까?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있을 것이다. 그 중 가장 근본적인 것은 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예수님께서 꿈꾸셨던 하나님 나라를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젊은이들이 세속적인 꿈밖에는 꿀 수 없다. 세속적인 꿈은 비단 교회가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꿀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교회를 떠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교회를 떠나지 않았어도 여전히 젊은이들은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이들마저도 교회를 떠나지 않게 하려면 교회가 속히 교회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어떻게 보면 교회 밖이 문제가 아니라 교회 안이 문제이다.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습들은 젊은이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

다음 세대를 안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첫째 교회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안티를 막는 것보다 앞선 것은 교회가 그들에게 빌미를 제공해주지 않는 일이다. 안티들에게만 아니라 교회 안의 젊은이들에게도 비난의 대상이 된 것 중 하나는 보수계를 중심으로 한 시청 앞 광장기도회이다. 대규모 기도회도 아니다.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기도회를 연다. 광장에서 기도회를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기도는 사람들 앞에서 보라고 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께 하는 것이다. 시국이 어렵고, 또 이 사회가 문제가 있으면 기도해야 한다. 그러나 그 장소는 교회이어야 한다. 우리 교단 교회만 해도 8000여 개가 있다. 각 교회에서 밤마다 기도할 수 있다. 동네에서 초교파적으로 모여 기도할 수도 있다. 전국적으로 이 일을 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겠는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다. 천주교의 열기가 뜨겁다. 교황이 존경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가 힘없고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아보고 손을 잡아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와서 천주교 신앙을 가진 우리 정부의 고위층과 무슨 만찬을 했는가? 무슨 리셉션을 근사하게 했는가? 예배드리고 낮은 자리로 내려간 것뿐이다. 우리 교회는 개혁교회(Reformed church)이다. 교회를 교회답게 세우는 일이 그 무엇보다 우선이다.

둘째, 다음 세대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 과거 주일학교 시절, 주일날만 교회에 간 것이 아니다. 오후에도 갔고, 심지어 수요일에도 갔다. 그렇게 배운 사람들이 오늘의 기성세대이다. 하지만 현 세대는 주일에도 가지 않는다. 입시위주의 경쟁적 교육을 따르기에 교회에 갈 수가 없다. 결국 다음 세대가 하나님을 모르는 '다른 세대'(Another generation, 삿 2:10)가 될 것 같아 염려스럽다. 주어진 시간에 어떻게 잘 가르칠 것인가가 과제이다. 총회 교육부를 통해 들으니 현재 우리 교단 공과에 안티에 대한 정의, 대처 방법 등에 대한 내용이 없다고 한다. 교과 과정에 넣어야 할 것이다. 교회 안에 있는 다음 세대 잘 가르치는 것이 관건이다.

셋째, 인터넷 공간을 선교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다음 세대는 인터넷 공간이 그들의 삶의 공간이 되었다.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다. 정복당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그렇다고 안티에 대해 무조건 교회를 옹호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올바른 비판은 겸손하게 수용해야 한다. 절대로 방관하지 말아야 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아야 한다. 교회의 선한 일들을 알리고, 올바른 정보들을 올리고, 감동을 주는 글을 싣고, 좋은 댓글을 달고, 좋은 글 퍼 나르고, 이런 과정을 통해 또 다른 사람들이 안티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전도는 가서만 하는 게 아니다.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마을에 수박밭이 있었다. 주인이 아무리 지켜도 수박서리는 계속되었다. 화가 난 주인이 수박밭 앞에 이런 글을 써 붙였다. 이 수박밭의 수박 중에 하나에 농약이 들어 있음. 주인은 그 수박을 알고 있음. 그러자 수박서리가 중단되었다. 얼마 후 수박밭 앞에 이런 글이 붙었다. 이 수박밭의 수박 중에 두 개에 농약이 들어 있음. 하나는 주인이 알고, 또 하나는 도둑이 알고 있음. 결국 주인은 그 수박밭 전체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 악을 악으로는 이길 수 없다. 오직 선만이 악을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다.

과거 한국 교회는 성장도 하면서 존경도 받았다. 그런데 현재는 성장도 되지 않으면서 존경도 받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특별히 안티에 대한 공격은 날이 갈수록 더해 갈 것이다. 그러나 악은 절대로 진리를 이길 수 없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다고 승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