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단 제99회 총회 여성 총대와의 간담회

[ 여전도회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4년 08월 26일(화) 14:40
   
▲ 여전도회 한국교회여성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전국여교역자연합회, 총회 관계자 및 제99회 총회 여성 총대들이 밝게 웃고 있다.

17년이 지나도 고작 '1%'

오는 9월 열리는 본교단 제99회 총회에 참석하는 여성 총대가 16명으로 파악됐다.

전체 총대수 대비 여성 총대가 처음으로 1%를 넘어섰지만 여전도회전국연합회나 전국여교역자연합회 등 여성 연합기관들은 분위기는 비교적 냉담한 편이다. 올해 여성안수 허락 20주년을 맞으면서 크고 작은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지만, 20년이란 시간에 비해 그 결실이 너무 초라하기 때문이다.

1994년 제79회 총회에서 여성안수가 통과됐고, 3년 후인 1997년에 처음으로 3명의 여성 장로가 총대로 선출됐다. 이후 증감을 반복하던 여성 총대는 2006년 이후 대체로 10명 이상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1500명 총대 중 1%에 해당하는 15명에는 매년 미치지 못해 '올해도 여성 총대 1% 미만' 이란 문구는 본교단 리더십의 성적 불균형을 꼬집는 상징적 표현으로 사용돼 왔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회장:신성애)는 지난 11일 여전도회관 805호 회의실에서 본교단 제99회 총회 여성 총대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여성 총대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동시에 이번 총회에서 안건으로 다뤄질 여성 총대 할당제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이번 총회에 평신도지도위원회는 "총회 총대 20명 이상 파송하는 노회는 여목사 1인, 여장로 1인 이상을 총회 총대로 파송해 달라"는 청원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선출된 총대 16명을 노회별로 보면 서울강남노회가 목사 1인, 장로 2인, 총 3인으로 가장 많고, 영주노회가 목사와 장로 각 1명씩, 총 2인을 선출했으며, 나머지 총대들은 11개 노회가 각 한 명씩 선출했다. 16명 중 목사는 5인, 장로는 11인이다. 목사와 장로의 비율은 매년 여성 장로가 전체 여성 총대 중 70% 수준을 기록해 왔다.

여성 총대 증가가 더딘 것에 대해 그 동안은 '여성들의 자질이 향상되면 자연스럽게 총대 선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 여성과 남성의 균등한 참여를 보장하고 있는 세계교회와 각국 정부들의 노력이 알려지면서, '제도 개선이 먼저'라는 입장에 대한 공감이 늘고 있다. 또한 국회가 지난 5월 양성평등기본법을 통과시켜 사회 시스템 전반에서의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도 영향이 있어 보인다. 특히 정부가 '여성발전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양성평등에 관심을 갖게 된 시점이 본교단이 여성안수를 허락한 1990년대 중반으로 비슷한 시점이어서, 여성 참여에 있어 20년 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본교단과 인지할만한 변화를 이뤄낸 정부가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여성은 리더가 되면 더욱 열심히 뛰게 됩니다. '총회나 노회에서 중책을 맡으면 교회나 가정일엔 소홀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현실은 그 반대죠."

이날 발언 중에는 여성들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섬김의 자세를 돌아보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남성 중심의 유교적 전통 속에 자연스럽게 성에 따라 교회 내 역할을 분담해 왔다. 여성들에게는 주로 주방일같은 봉사활동이 할당됐으며, 정책을 결정하는 리더 역할은 남성들이 맡아왔다. 일부 남성들은 여성들의 연합활동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감춰져 있던 교회 여성들의 역량이 침체된 한국교회를 견인할 중요한 자원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목회자를 포함한 교회 남성들의 시각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곳곳에서 리더로 세워진 여성들은 하나같이 "교회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됐다"고 말한다. 교회일은 소홀히 한다는 비난이 싫기도 하지만, 더 큰 일을 감당하며 얻은 경험과 관계를 소속교회의 활동에도 적극 활용하게 된 것이다. 이런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여장로 선출에 박차를 가하는 목회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내년 100회 총회, 여성안수 20주년을 앞둔 본교단이 오는 9월 총회에서 역사에 걸맞은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제도적 초석을 마련하기를 기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총회 기획국장 변창배 목사와 훈련원장 김명옥 목사도 참석해 본교단 제99회 총회의 주요 안건과 여성위원회의 활동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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