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고 낳고 낳고'의 기적

[ 기독교교육이야기 ] 기독교교육이야기<4>

장순애 교수
2014년 08월 25일(월) 18:51

하나님의 은혜로 작년부터 다시 섬기게 된 고등부, 1월 첫 주일,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간 고등부에 1학년 여학생은 단 한 명뿐이었다. 유달리 작고 아기 같은 여학생 한 명이 남학생들과 떨어져 외로이 앉아 있었다. 다른 학년은 다 몇 명씩 어우러지는데, 홀로 앉아있는 모습이 아프게 눈에 띄었다. 다행히 새벽기도를 열심히 나오는 집사님댁 아이다. 엄마에게 기도부탁을 드리고, 본인과 엄마, 그리고 고등부 교사들이 '삼겹줄 기도'를 시작했다.

1월 마지막 주, 찬양집회로 수련회를 여는데 그 아이가 자기보다 두 배쯤 커 보이는 친구 한 명을 데려왔다. 집회시간 내내 나란히 붙어앉은 두 아이를 보면서 감사 또 감사, 간구 또 간구! 그러나 그 새 친구, 수련회 후에는 설 명절이라 빠지고 놀러간다고 빠지고 오는 날마저도 지각을 일삼아 애간장을 태우게 한다. 봄이 깊어질 때쯤, 하나님의 은혜로 그 새 친구가 겨우 등반을 했다. 그러나 등반 후에도 얼마나 들쑥날쑥한지 딱 포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으셨다. 그 영혼을 기다리시는 주님의 눈물로 새벽마다 나를 덮으시고 그 이름을 놔버리지 못하게 하셨다. 전화하고 카톡하고 문자 남기고, 학교 앞으로, 집으로, 엄마의 미장원으로도 찾아갔다. 하지만 나아지는가 싶으면 도루묵! 연락도 없이 연이어 두어 주 빠져버리는 길고 지루한 '밀당'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오늘, 고등부에 홀로 올라와 외로이 앉아있던 그 한 명의 여학생은 친구들과 둘러앉아 '까르르~까르르~' 웃음꽃을 피운다. 올여름 수련회엔 2학년 여학생들이 일곱명이나 참석했다. 여름 수련회 마지막 날 밤, 새벽 한시까지 이어진 기도회를 마치고도 밤새워 놀겠다는 아이들을 옆에서 지켜보는데, 작년 겨울 수련회 때 친구따라 교회에 나왔던 바로 그 놈이 내 팔짱을 끼고 말한다. "쌤~ 내가 젤 이쁘지요? 젤 먼저 나왔잖아요!" 뜬금없는 어리광에 수박 한쪽 건네면서 힘껏 안아주었다.

하나님이 빚으신 기적의 역사인 '믿음의 족보'를 자주 읽는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들을 낳고...' 그런데 하나님이 이루어가시는 이런 믿음의 족보는 성경 속에만 있는게 아니다. 바로 우리 고등부에도 그 '믿음의 족보'가 있다. '지오는 환희를 낳고 환희는 민아를 낳고 민아는 지현이와 그 친구들을 낳고...'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고, "될까?"싶은 순간도 아주 많지만 성령께서 이어가게 하시는 '낳고 낳고 낳고'의 기적이 지금 우리 고등부에도 있다. 

장순애 교수 / 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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