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도보 행진 12일 차>순례는 기도의 한 걸음

[ 교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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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8월 25일(월) 01:42
전주를 지나면서 순례단의 인원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예장여교역자협의회 회원 목사님등, 지역교회 청년들, 신학도들, 목정평 목사님들, 고등학교 교사, 기자, 교수, 평화활동가, 인디밴드멤버, 지역교회 목사님들,... 하루를 걷기도, 반나절을 걷기도 하며 실종자 가족의 마음에 공감하며 기도의 한 걸음 한 걸음을 갑니다.

순례자가 많아지면서 이곳 현장은 숙연하고 경건하며 간절합니다. 처음부터 12일이 되어가는 시간을 걷는 오랜 걸음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견디고 발과 다리근육을 관리해야하는 인내심과 아득함을 주기도 하지만, 그러다가도 서로를 북돋우며 웃을때도 있고 가족이 아니면서도 가족이 되어버린 우리는 작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아픈 가슴을 덮을 웃음자락도 말아 올리기도 합니다. 지역교회를 지나며 점심도 먹고 저...녁도 먹습니다. 고추도 따야하고 농작물을 돌보느라 낮일손이 없는 교회에서 해 주시는 음식은 무엇으로도 표현 못할 소중한 밥상입니다. 일손이 정 없는 날은 매식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그렇듯 사진도 찍고 맛나게 먹으며 팽목의 슬픈 일상으로부터 살짝 벗어나게도 되지요.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순례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집니다. 받아들여지죠. 왜냐면... 고단한 서로의 하루와 세월호의 아픔을 이미 토닥이며 걷는 '우리'니까요.

혹시 순례자들이 올리는 사진과 글이 맘에 들지 않아 이런 모습이 순례야? 뭐하는거야? 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잠시라도 순례에 함께 와보시라 초대합니다. 순례자 개개인이 순례밖에서 바라보는 여러시선에 만족을 드려야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아직 젊은 이들에게, 어른들이 망쳐놓은 이 세계에 그래도 살아서 가만있지않고 무엇인가를 하겠다고 나름대로의 몸짓을 하고 있는 이들이니 격려와 기도를 부탁합니다.

세월호참사로 희생자들이 더 상처받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또하루가 지나고 있습니다.
 
<작성자=오현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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