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회장 직선제 선거 개정안을 지지하며

[ 기고 ] 함께생각하며

안광덕 목사
2014년 08월 20일(수) 11:06

 
필자는 이전에 바른목회실천협의회 총무로서 부총회장 선거제도를 제비뽑기로 개정운동하여 총회 본회의에서 의결하고서도 시행선거법 개정에서 2/3 득표하지 못하여 시행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총회는 그 후 서울노회를 중심으로 선거제도의 타락과 갱신을 위해 계속 노력해 왔다. 그런데 이번 규칙부 공청회안은 그동안 나온 안보다 두 걸음 더 발전하였다.
 
교회의 미래를 연구하는 신학자들이 한국교회 잔치는 끝나고 이제 쇠퇴기에 접어 들었다고 진단한다. 외부적으로 세계경제의 여파와 출산율 저하로 인구 구조가 변화고 더불어 기독교 내부 자체에 생성하는 부흥 동력을 상실했으며 나아가 점점 더 가파르게 교회 거룩성을 잃어버리고 실추하여 걷잡을 수 없이 참담한 교회 침몰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울음소리가 들린다. 요셉이 바로의 꿈을 해석한 것처럼 7년을 앞서 지금 이를 예방하고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교단의 부총회장 선거 타락은 교회 쇠퇴와 종교 타락이 주요인이다. 총회 각 부서, 기관의 인사 난맥상, 교단 주요 정책과 사업의 편중, 비효율적인 회의 운영과 비대한 총회 운영, 노회의 과도한 정치화, 당회 갈등과 긴장, 신학교 목회자 수급 불균형과 경쟁, 등 곧 지역주의와 신학교 출신 연고를 정치적 파벌로 삼아 개인 이권과 명예를 삼는 교회 타락의 원죄가 부총회장 선거에서 출발한다. 교회가 가지는 복음 능력과 선교사명을 잃도록 잘못 꿰찬 첫 단추가 선거 부패다.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은 간선제로 1500명의 의견만 반영한다. 역사적으로 간선제보다는 직선제가 더 합리적이고 직접 민주정치로 질러가는 길이다. 280만 교인, 8400여 교회를 대신하여 약 4만 여명이 투표하는 것이 교회 구성원의 총의를 훨씬 더 반영한다. 이미 여성안수를 허락한 것이 시대 대세를 준비한 것처럼, 총회 총대에게 주어진 자신의 권한을 노회원들에게 이양하는 통큰 양보를 기대한다.
 
가장 근본적인 타락은 역시 금권선거다. 사회 선거에서 밥 한그릇이면 50배 벌금을 물고, 당선도 취소한다. 그런데 교회 지도자들이 버젓이 식사접대, 차비 봉투로 그까짓 얄팍한 물질 대접에 우쭐하여 결국 십 수억 선거비를 매년 쏟아 부어야 하니 과연 교회가 거룩성과 신성함을 금송아지 물질에 팔아 넘긴 것이 아닌가.
 
선거운동에서 어김없이 일어나는 후보자 비리 폭로와 유언비어 조작은 총회장을 도저히 존경하고 교회의 대표로 삼기에 부끄럽기 한이 없다. 총회장은 사회자일 따름이다. 초기 한국교회에서 존경하는 총회장 위상과 위엄을 되찾으려면 이 선거를 바꾸어야 한다. 총회 규칙부가 입법 예시한 기존 부총회장 직선제 안에서 장로수와 목사수가 동일하지 않은 불균형을 조금만 보완하면 훌륭한 선거 시행안이라 여긴다. 일례로 장로수에 맞춰 목사수를 제비뽑기로 할 수도 있다. 아무쪼록 노심초사 마련한 이번 규칙부 선거 개정안이 부족하고 지저분하다고 여겨 물을 버리려다 혹 옥동자를 버릴까 염려한다. 생명은 포기하지 않고 낳아야 한다. 성에 차지 않아도 귀하게 길러가면 훌륭한 일꾼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안광덕 목사 / 성산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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