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신학 ①

[ 목회·신학 ] 현대신학산책

박만 교수
2014년 08월 18일(월) 16:04

필자 : 신학은 성경을 통해 주어진 하나님의 뜻을 교회 안에서 성찰하는 학문으로서 언제나 시대정신과의 대화 가운데 이루어집니다. 이 점에서 중세 이후의 신학은 철학과 대화했고 근대 신학은 근대의 인간 중심주의 및 역사주의적 사고와 씨름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시대의 신학이 가장 진지하게 만나고 대면해야 하는 것은 자연과학, 특히 진화생물학과 천체물리학의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인간 이해 및 세계 이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다윈의 진화론이 20세기 유전학의 발전과 만나 태동한 신다윈주의(neo-Darwinism)는 거기에서 파생되어 나온 진화심리학, 인간행동생태학, 사회생물학 등과 함께 오늘날 아주 강력한 학문적 설득력을 가지고 생물학 뿐 아니라 거의 모든 학문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보아 교회는 다윈이란 사람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진화론을 무시하든지 아니면 그것이 근본적으로 오류일 뿐 아니라 무신론적이고 유물론적이어서 거론할 가치가 없는 것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학이 이 시대의 주류 과학에 맞서서 기독교적인 답변을 제시하려면 진화론 문제를 깊이 다룰 필요가 있는데요. 이런 점에서 오늘은 진화론에 대해 적극적인 신학적 응답을 시도하는 두 분의 신학자를 모셨습니다. 먼저 20세기 전반기의 신학자인 떼이야르 드 샤르댕(Pierre Teilhard de Chardin, 1881-1995) 신부님과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존 호트(John Haugt, 1942-) 교수님입니다. 두 분 환영합니다.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주시지요.

샤르댕 : 안녕하십니까? 저는 프랑스의 예수회 신부이며 신학자이자 고고학자입니다. 저는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고고학적 사건의 하나인 북경 원인 발굴에 참여했고 기독교 신앙과 진화론이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에 대해 선구적인 연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인간 현상'(The Phenomenon of Man)과 '신적 환경'(The Divine Milieu)을 비롯한 여러 책들과 약 500여 편의 논문을 남겼습니다.

호트 : 저는 오랫동안 미국의 조지타운대학교에서 과학과 종교의 문제를 연구해 왔으며 같은 대학의 과학종교연구센터의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전공은 계통신학이며 과학, 우주론, 진화, 생태학, 종교 등의 주제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다윈 이후의 하나님'(2008), '과학과 종교, 상생의 길을 가다'(1995), '다윈 안의 신'(2005) 등이 번역되어 나와 있습니다.

필자 : 감사합니다. 샤르댕 선생님은 20세기 전반기에 활동하셨지만 신학적 내용에 있어서는 우리 시대의 누구보다도 최첨단의 자리에 서 계십니다. 호트 선생님 역시 오늘날 종교와 과학, 특히 기독교 신앙과 진화 이론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설득력 있는 기독교적 답변을 주고 계신 분입니다. 이제 우리의 논의를 시작하지요. 기독교 신앙과 진화이론의 관계에 있어서 주요한 질문들은 첫째, 진화론은 과학적으로 믿을만한가? 둘째, 진화론과 곧잘 결부되어 나타나는 무신론과 유물론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셋째, 진화론의 도전 앞에서 기독교 신학은 어떤 식으로 응답해야 하는가? 정도일 것입니다. 먼저 호트 선생님이 진화이론이 무엇이며 그것이 정말 과학적으로 믿을만한 것인지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호트 : 다윈의 진화 이론은 단순하지만 생명 현상에 대해 아주 많은 것을 설명해 주는 무척 우아한 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자연계에 대한 몇 가지 관찰에서 출발하는데 첫째는 모든 개체들 간에는 변이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개체들 간에 한정된 자원(식량, 짝, 서식지)을 두고 경쟁이 존재하며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하는 좋은 변이들을 가진 개체들이 더 많이 살아남고 자손을 퍼트린다는 것입니다. 셋째, 이런 변이들은 자손들에게 전해지며 이런 미세한 변이들이 아주 긴 기간 축적되게 되면 마침내 전혀 다른 종들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박만 교수 /  부산장신대ㆍ조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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