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무대교회 건축 재검토, 흔들리는 군선교 다시 세워야

[ 교단 ] 총회 군농어촌선교부 실행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4년 08월 11일(월) 14:58

   
본교단 군종목사가 장병들에게 떡볶이를 대접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기독공보DB
총회 군농어촌선교부(부장:이상진, 총무:서광욱) 실행위원들이 지난 7일 "'육군훈련소 연무대교회 새예배당 건축'은 효율성이 떨어져 총회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내용을 오는 99회 총회에 청원하기로 결의했다.

#군선교 '장병중심, 현장중심'으로 전환해야

실행위원들은 진지했고, 강경했다. 최근 발생한 22사단 총기 사건과 윤 일병 사건을 두고 온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군선교의 바람직한 방향을 갈망하는 충심이 잘 드러났다. 그것은 '하드웨어'에 집중하고 있는 군선교 시스템에 대한 강한 질타이자, 견제하고 관리하지 못한 총회의 반성이었다. 또 실적 위주에 치우친 군선교단체와 사역자들을 향한 비판이기도 했다.

실행위원 박은호 목사(정릉교회)는 "이제 한국교회 군선교는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정책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5000명 수용 규모의 최신식 예배당 짓는다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세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실행위원 전원, 한 명의 반대도 없이 한국교의 병폐인 물량위주, 행사위주, 실적 위주의 정책을 탈피해 '장병중심, 현장중심'의 선교정책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실행위원들은 육군훈련소 예배당 공간이 부족하고, 안정성이 우려된다면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예배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진중세례 10년 치 예산과 맞먹는 130억원이 책정된 연무대교회 새예배당 건축비는 최전방 부대, 소규모 부대(연대급ㆍ대대급)의 군선교 사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실행위원회 서기 박노택 목사(비산동교회)는 "육군훈련소 연무대교회 새예배당의 건축 재검토 청원은 총회에서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실행위원들이 심도있게 토론한 결과 효율성이 떨어지고, 시대에 뒤떨어진 사업이라고 판단했다"며 "리모델링 등 다양한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며 총대들의 바른 판단을 요청했다.

#군선교 위해, 교회는 힘 모아야
 
이외에도 실행위원들은 본교단 총회의 질서와 행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교단 산하 지교회는 군선교 후원을 총회군선교후원회로 창구단일화 해달라고 99회 총회에 청원하기로 했다. 일부 대형교회와 총회 산하 기관이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지회)를 통해 중복 또는 문어발식 군선교를 진행하면서 총회의 군선교사역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교회는 지난해 군선교사역에 총 124억여 원을 지출했고, 본교단 소속 교회가 그중 50% 이상을 후원한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총회 군선교후원회 이두일 장로는 "단지 돈을 총회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군선교 사역에 동참 중인 본교단 교회는 교단 전문가들과 상담하고, 자문을 구해 군선교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때로는 교회의 개별 활동이 필요하지만, 총회의 질서가 무너지지 않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의 소속 교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선교 정책 변화, 현장이 원한다.
 
이 같은 변화의 움직임과 배경은 결정적으로 군선교 현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군선교교역자 K 목사는 "총회에 연무대교회 새예배당 건축 재검토와 창구단일화를 요청한 군농어촌선교부 실행위원들의 결단에 큰 박수를 보낸다"며 "청년 감소현상, 군부대 사건 사고가 증명하듯이 이제는 군선교의 정책을 장병을 양육하는 소프트웨어에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신분노출을 꺼리는 군종목사 대부분이 '연무대교회 새예배당 건축'을 반대하고 있지만, 군 신분, 정치적 갈등과 압박 등을 이유로 입장 표명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P 목사는 "군선교사역자들이 우리 장병들과 군선교 현장을 정말로 사랑한다면 이제는 한국교회에 군선교를 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제안해야 한다. 두려워 말고 용기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교단 김택조 군종목사는 "현재 군선교는 군인교회를 건축하는 일이 시급한 것이 아니다"며 "더 이상 숫자에 연연하는 군선교가 아닌 장병들이 실제로 복음을 듣고 거듭나는 장병중심, 현장중심을 위한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선교연합회는 마이웨이, 교단과 교회는 변화 요구.
 
하지만 교단 군선교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총무:김대덕)는 여전히 1년에 군에서 15만여 명 이상의 새신자를 배출했다는 실적을 자랑스러워한다. 1992년부터 2012년까지 세례받은 장병을 모두 더했더니 그 인원은 총 355만4000명에 달했다. 본교단을 비롯해 한국교회 대형교단의 성도 수를 뛰어넘는 엄청난 규모다.
지난 2012년에는 군에서 세례받은 전역자 중 10만8000여 명이 한국교회와 결연을 하였다고 밝혔지만 한국교회 청년들의 감소 현상은 오히려 곤두박 치고 있다. 본교단의 청년선교는 위기론 마저 나오고 있다.
 
김세광 교수(서울장신대)가 심포지엄에서 "세례사역이 선교지에서 새로운 그리스도인을 탄생시키는 통로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한 만큼 중요성을 부정할 순 없지만 실적, 통계에만 집중한 모양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새로운 정책과 방향이 시급하다고 내다본 총회 군농어촌선교부 서광욱 총무는 이날 실행위원회 모임 후 "군선교를 사랑하는 사역자들과 군농어촌선교부 실행위원을 통해 군선교에 대한 새로운 방향과 전략이 절실하고, 현장중심, 대대급, 연대급 소부대 단위의 지원 강화가 필요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며 "총회 산하 모든 교회가 군선교에 관심을 갖고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실행위원회 후에는 소망교회, 영락교회, 명성교회, 충신교회, 여전도회전국연합회 등 군선교 관계자들이 간담회를 갖고 한국교회 군선교발전 방안을 위한 지속적인 모임을 갖기로 합의했다.
 
임성국 limsk@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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