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쫓기듯 불안합니다

[ 상담Q&A ] 상담Q&A

이상억 교수 sulee@puts.ac.kr
2014년 07월 29일(화) 13:29

 
Q.살아가는 삶이 무척 무겁습니다. 늘 쫓기듯 삽니다. 꿈을 꿔도 언제나 누군가로부터 쫓길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무엇을 하든 도망치듯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 견딜 수가 없습니다. 손발이 떨릴 때도 많고, 호흡이 가빠지기도 합니다. 가슴이 두근두근하기도 하고 이러다 죽는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A.하나님은 우리를 한계가 있는 존재로 지으셨습니다. 한계가 있는 우리는 불안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우리를 왜 한계가 있는 존재로 만드셨을까요? 먼 훗날 하나님께 물어볼 일입니다만 이렇게 가늠해 봅니다. 만약 우리에게 한계가 없다면 오늘을 이렇게 절실하게 살 수 있을까요? 우리가 경험할 내일이 장밋빛 미래란 걸 안다면 오늘을 "기분이다!"라며 대충 지나갈 수도 있고, 암담한 미래란 걸 안다면 "이까짓 인생 살아 뭐해!"라며 내팽개치듯 살 수도 있을 테니, 오늘을 절실하고 절절히 살아가라고 하나님은 우리를 한계 있는 존재로 만드신 것은 아닐런지요.
   
▲ 이경남차장/knlee@pckworld.com

 
하지만 아무리 의미를 가늠한다 해도 우리의 한계와 그에 잇대어진 불안이라는 감정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 성도님께서 경험하고 계시는 것은 신체화된 불안 감정이며, 이것을 병리적으로는 '범불안'이나 '공황'이라는 이름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정말 불편해서 견디실 수 없으시다면 신경정신과에서 진료를 받으시길 권면합니다. 물론 손발 떨림(근육경련), 호흡이 가빠짐(과호흡), 가슴 두근거림(빈맥, 부정맥) 등의 증상에 대해 심혈관계, 특히 심장내과의 진료를 잊지 않으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내과 진료에 특이 사항이 없다면 이는 마음의 문제인데요, 약물치료로 간단히 호전되기도 하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불안과 그에 잇댄 신체화 증상들에 대한 우리가 취할 가장 중요한 심리적 대처방법은 '내려놓음의 자세'입니다. '내려놓는다'는 말은 '불안해지자'는 말과 다름이 없습니다. 불안을 대처하기 위해 불안해지자는 말인데요, 일견 역설적인 표현입니다만 '불안이 바로 사람이며 그렇게 창조된 나'라는 실존적 수용의 자세가 없이는 불안에 쫓기거나 불안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다 탈진하는 것입니다. 다만 오늘을 절실하게 살아야겠습니다. 하늘의 구름 한 조각이, 귓가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이, 이름 모를 들꽃 하나가 감동이길 소원합니다. 불안한 오늘일지라도 감동하며 살아야겠습니다. 감동하며 산다는 것은 불안해지지 않으려고 악다구니 쓰듯 사는 것이 아닙니다. 여유를 갖고 사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여유를 생각하면 상황이 받쳐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시간도, 돈도, 건강도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여유는 상황에 잇대어진 감정이 아닌 상황과 상관없는 결단입니다. 불안한 오늘을 그럼에도 절실하고 절절하게 살아내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님, 여유는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불안한 우리가 여유 있게 세상을 살아내려면 하나님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절실하게 말입니다. 성경은 믿음이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는 것(롬 10:17)"이라고 단언합니다. 불안한 오늘을 수용하고 오히려 감동하며 살아내기 위해 말씀 묵상을 통한 하나님과 깊은 교제가 있으시길 권면합니다. 하나님이 성도님을 잘해주실 것입니다.

이상억 교수 / 장신대 목회상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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