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마르지 않은 눈물

[ 문화 ]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콩고의 눈물'사진전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4년 07월 29일(화) 11:08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슬픈' 사진들이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막막해요. 우리의 남편들은 우리를 두고 도망가고 우리는 고통을 받고 있어요. 우리는 또 돌볼 애들까지 있어요. 몇몇은 에이즈에도 걸리고요. 여자들이 땔감을 구하러 인근 밀림으로 가면 그곳에서 매일같이 성폭력을 당하고 있어요. 그들은 총을 들고 우리 캠프로 난입해 강간을 저지른 다음 다시 밀림으로 돌아가요."

분쟁 중에는 군인보다 여자로 살아가는 것이 더 위험하다.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지역에서는 10년이 넘도록 무장 분쟁이 끝나지 않고 있는데 역시나 가장 피해를 입는 것은 여성이다. 그것도 '강간'으로.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성폭력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콩고 여성들의 참혹한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진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산하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는 오는 15일까지 포토저널리스트 정은진 초청 특별전 '콩고의 눈물 2014:끝나지 않은 전쟁, 마르지 않은 눈물'전을 진행 중이다.

정은진 씨는 "콩고 내 성폭력이 한창이던 지난 2008년에는 강간건수가 1만4245건으로 하루 평균 40여건이나 기록된 적이 있다"면서 "공식 전쟁이 종결됐어도 성폭력과 뒤이은 외상에 시달리는 여성들은 상당수 임신과 출산으로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실제로 사진 속 그녀들의 눈동자를 보고 있자면, 도대체 그들의 눈물은 언제나 마를 날이 올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번 전시회는 故김학순 할머니가 최초 공개 증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고발했던 지난 1991년 8월 14일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의 두 번째 해를 맞아 열리게 됐다.

특히 이번 전시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개관 이래 처음 선보이는 개인특별초청전으로 콩고민주공화국의 동부 지역에서 촬영된 약 20여 점의 사진이 선보인다. 또한 정은진 씨의 이번 콩고 취재 활동 과정에서 현지의 성폭력 피해여성 지원단체 및 병원에 나비기금이 전달되어 더욱 큰 의미가 있다.

'나비기금'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정부로부터 법적 배상을 받으면 그 배상금 전액을 전쟁 중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뜻에 따라 발족되었다.

포토저널리스트 정은진은 서양백인기자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세계보도 사진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몇 안 되는 동양인이자 한국의 여성기자다. 콩고의 성폭력현실을 고발한 포토스토리 '콩고의 눈물'로 2008년 페르피냥 포토페스티벌에서 제1회 피에르&알렉산드라불라상을 수상했으며 아프리카의 물부족, 여성인권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기획, 취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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