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선교사들에겐 오히려 위기감만 키워"

[ 선교 ] 한중기독교교류협 출범에 대해 중국 현지선교사들 '우려' 표명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7월 28일(월) 16:33

지난 6월 한중기독교교류협회가 정식으로 출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방교회와의 공식적 교류를 시작했다.
 
그러나 한중기독교교류협회의 출범은 한국교회가 중국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와 중국기독교협회 등 중국 기독교 양회(兩會)와 종교사무국 등 중국과의 공식적인 채널이 생겨 양국 기독교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현재 가정교회를 대상으로 비밀리에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선교사들 사이에서는 교류협회 출범이 중국 정부에 현재 활동하고 있는 선교사들을 추방시키는 확실한 빌미를 제공한 것이고, 이로 인해 1992년 한중수교 이후 동북아선교에 큰 위기를 맞게 됐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본보 기자는 지난 15일 인천의 모처에서 현장 선교사들의 반응을 듣기 위해 4명의 중국 선교사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20여 년 전부터 중국선교를 하고 있다는 000 선교사는 "지난 6월 제5차 한중기독교교류협의회에 참석했는데 이를 주도하시는 분들이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이 중국 법을 위배하는 행위라고 규정하는 중국관방 교회의 입장을 전적으로 동의하는 입장과 태도를 보였다"며 "초교파적으로 3000명이 넘는 선교사들이 어렵고 힘들지만 자랑스럽게 사역해왔는데 유명한 목사님들의 이러한 입장은 그 동안 숨죽이며 사역하던 동북아선교사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000 선교사는 한중기독교교류협회가 중국의 관방교회만을 대상으로 한 공식교류라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삼자와 비공인교회 성도 수의 비율은 통상 2:8 혹은 3:7로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중국교회를 대표하는 그룹을 과연 관방교회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관방교회가 국가의 공인을 받은 교회이기에 세상적 권한과 힘이 있고,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아서 외견상 중국을 대표하는 교회가 될 지 모르나, 대부분의 비공인교회는 권력은 없어도 영적인 귄위와 힘, 중국기독교의 영적인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방교회가 중국의 유일한 교회인 것 같이 이야기 되는 것은 어려움 가운데 신앙을 지켜나가는 중국 비공인교회를 격려해 주지는 못할 망정 실망을 안겨주는 것"이라며 "중국이 현재 파키스탄과 이집트 등에서 선교를 하고 있는데 대부분 가정교회들이 주도를 하고 있다. 관방교회와만 교류한다는 것은 중국이 선교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막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선교사는 "한중간의 기독교 교류모임에서 동북아 사역현장의 한국사역자는 철저히 배제된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동북아선교사들은 이제 중국선교 20년을 넘기는 즈음에 중국선교의 전문가인데 중국 현장 선교사들의 의견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한국에서 목회하는 분들이 관방교회의 입장을 대변하면서도 자신이 마치 중국선교의 전문가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중기독교교류협회 출범식 중 어느 목회자는 "한중 기독교교류를 진행하는데 가장 큰 방해는 바로 한국교회의 일방적인 교류추진이라고 표현했고, 구체적으로 지양해야 할 교류로서 전도와 교회개척, 예배당 건축 지원 및 목양지원 등을 언급했다"며 " 이는 앞으로 중국관방의 교회나 공안기관에서 동북아선교사를 추방할 근거를 한국교회 목회자가 중국당국에 제공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000 선교사는 "한중기독교교류협회의 일부 목사님은 선교가 선교사를 위해 하는 것인가라는 말을 하셨는데 우리 선교사들에게는 모욕적인 말"이라며 "어차피 설령 추방되더라도 우리 선교사들은 중국 선교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고난 받는 것을 특권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교사들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추방된 선교사들은 초교파적으로 120가정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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