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행진에 동참하여

[ 땅끝에서온편지 ] 땅끝에서온편지/일본 김병호 선교사편(5)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4년 07월 28일(월) 16:24
   
▲ 지난 6월 제네바 보세이에서 만난 조그련 대표들과 함께. 오른쪽 세번째가 필자. 그 오른쪽이 강명철 위원장.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행진에 동참하여

1986년 일본에 첫 발을 디뎠을 때에 조국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서적이 두 권 있었다. 두 권 다 미국 한인사회에서 발행한 것으로 기억한다. 한 권은 제대로 보도되지 아니한 광주사태에 대한 사실을 독일 기자들이 알려 온 것을 편집한 서적이고, 또 한 권의 책은 북한에 고향을 둔 재미동포들이 북한을 방문한 후에 기록한 여행담을 모아 편집한 서적이었다. 이러한 서적을 조국땅에서 읽다가는 중앙정보부에 연행되어 곤욕을 치렀을 것이다. 북녁땅 소식을 그곳에 다녀온 이들을 통하여 접하면서 평양에 기독교 예배당이 있다는 사실과 많은 지하 교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믿혀지지가 않았다.
 
북한에 교회가 있다는 사실과 함께 국제사회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은 세계기독교회협의회(WCC)가 주관하여 1984년 10월29~11월2일에 일본 동경에서 100km 정도의 거리에 있는 YMCA 수양관 '도잔소(東山莊)' 회의에서 출발한다. 애석하게도 북한교회 대표들은 참석치 못했지만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교회 및 해외교회가 본격적으로 협의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후 남북한 교회의 첫 만남은 1986년 9월2~5일 스위스 글리온에서 였으며, 일본에서의 첫 만남은 1989년에 일본NCC의 초청으로 시작되었으며, 그와 때를 같이하여 재일대한기독교회에서 북한에 방문단을 보내게 됨으로 왕래가 활발해 졌다.
 
그 당시 남북한의 왕래가 어려운 상황에 재일대한기독교회는 남북한 교회를 이곳 일본 동경에서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여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남과 북, 그리고 해외교회 기독자들이 함께 대화하고 기도하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교적 사명이라 고백하고 1990년 7월에 동경한국YMCA를 장소로 하여 처음으로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한 기독자 동경회의'를 주관하여 개최하였다.
 
이 회의에 북한에서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서기장 고기준목사를 비롯하여 5명의 대표가 참석하였고, 한국에서는 NCC를 비롯하여 재일대한기독교회와 협약관계에 있는 각 교단, 미국 카나다 독일 등지의 한인 디아스포라교회 지도자들이, 그야말로 북한교회가 정말 실존하는가, 북한에도 목사가 있는가를 확인이라도 하는 듯 앞을 다투어 동경으로 모여왔다. 이 모임은 2002년 까지 8회에 걸쳐 일본 동경을 중심으로 계속되었으며 남북한 교회의 왕래가 수월해질 때까지 계속하였다.
 
일본에는 북한을 국적으로 하고 있는 조총련이 있기 때문에 재일대한기독교회가 북한교회 대표들을 초청하기가 수월했는데, 조국의 이념적 틈바구니에서 화해의 길을 모색하는 중요한 가교의 역할을 한 것은 지금까지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동역자이며 선임 선교사인 정연원목사와 필자는 여덟 번에 걸쳐 가진 이 회의의 준비와 진행을 돕는 실무자로서 참여했으며 조금이나마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한 움직임에 도움이 된 것과 조국교회와 해외교회에 많은 인맥 관계를 쌓게 된 것을 감사하고 있다.
 
지난 2014년 6월17~19일 스위스 제네바의 보세이에서 북한교회와의 만남이 WCC주관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2012년 1월 작고한 故 강엽섭 前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위원장 이후 그 아들로서 현재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명철목사를 공식적으로 처음 만난 자리여서 한국교회뿐 아니라 세계교회의 주목을 받았다. 북한에서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의 강명철 위원장과 리정로 부위원장 등 4명이 참석하고, NCCK와 15개국에서 50 여명이 참석했다. 필자는 재일대한기독교회 총간사로서 대표로 참석했다.
 
이번 모임은 전술한 도잔소 회의의 30주년을 기념하여 모였는데 세계교회가 매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을 정할 것을 제안하는 선언문이 채택됐다. 필자는 재일대한기독교회에서 그동안 매년 8월 둘째 주일에 실시한 평화통일주일헌금 1만달러를 조선그리스도교연맹에 전달하였다.
 
공식 회의가 끝나고 '우리끼리', '우리말'로 가진 비공식 자리에서는 최근 굳어져 있는 북한과 일본의 정치적 관계가 풀리는 조짐이 있어, 그렇다면 해방 및 분단70주년을 맞이하는 2015년 삼일절을 전후로 동경에서 남북교회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다시금 재일대한기독교회가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의견들을 나누었으며 오는 9월말에 가지는 본국 선교협약 7교단 협의회에서 협의하자고 했다.
 
재일대한기독교회와 선교협약 관계를 가지고 긴밀한 교류를 하고 있는 조국교회는 본교단을 비롯하여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예장 합동, 예장 대신, 예장 백석 등 7개 교단이다. 통일관계 등의 문제는 대체적으로 NCC를 중심으로 하는 진보적 성향의 교단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재일대한기독교회가 주관하여 초청하게 되면 선교협약 관계에 있는 보수적 성향의 교회도 참여하게 되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재일대한기독교회는 분열된 조국교회를 만나게 하는 참 에큐메니칼 운동에 앞장서는 교회인 것이다. 해방 및 분단 70주년을 맞이하는 2015년에 북한교회와 남한교회가 이곳 동경에서 반가운 모습으로 대면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일본선교사 김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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