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자꾸 엇나가서 걱정입니다

[ 상담Q&A ] 상담Q&A

이상억 교수 sulee@puts.ac.kr
2014년 07월 24일(목) 10:52

Q.중학생인 아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남자아이니까 어릴 때부터 거칠게 다루기는 했습니다만 원리원칙대로 반듯하게 길렀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아들이 마음을 잡지 못하고 못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닙니다. 학원도 가지 않고 PC방에서 하루 종일 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아버지로서 엄하게 꾸짖기도 하고 때로는 아들을 회유도 하기도 하지만 아들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아들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A.한 방송국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혹시 시청하신 적이 있으신지요? 소위 문제아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방향을 보면 '우리 부모님이 달라졌어요'라고 프로그램의 제목을 바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님, 시인 윌리엄 위즈워드의 말처럼 아이는 어른의 거울입니다. 어쩌면 이 말이 아버님을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아버님께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듣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다만 현재 상황에 대한 변화를 누구보다 간절히 원하는 분이 바로 아버님이시기 때문에, 아들이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말씀드려본들, 아들에게 변화의 의지가 없다면 모든 조언은 그저 울리는 꽹과리가 될 뿐입니다. 아들의 변화를 원하신다면 아버님의 생각에 대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 이경남차장/knlee@pckworld.com

 
아버님은 아들을 원칙대로 반듯하게 길렀다고 자부하시는 분입니다. 이제 그 원칙을 더 이상 아들에게 강요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래왔기에 이만한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더한 망나니가 되었을 것입니다!'라며 항변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최근 청소년 일탈의 주된 원인은 부모님의 지나친 완고함입니다.
 
에릭 에릭슨의 말대로 청소년기는 정체성이 혼란한 시기입니다. 어른과 비슷하기도 하지만 어린아이와 같아 아버님께서 친구가 되어주시기로 작정하신다면 중학생인 아들의 변화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일 것입니다.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가장 영향력이 큰 존재는 친구입니다. 친구에겐 세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 시간을 함께한다. 2) 정서를 나눈다. 3) 지적하지 않는다. 아버님께서 이 가운데 특히 2번과 3번에 집중하신다면 아들은 분명 달라질 것입니다.
 
'정서를 나눈다는 것'은 아들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회유책이어서는 안 됩니다. 진정을 담은 소통이어야 합니다. 아버님의 아픔과 지금 느끼는 감정에 대해 오랜 친구를 만난 듯 솔직하게 이야기 하시면 됩니다. '지적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쩌면 가장 힘들어 하실 수 있는데요. 가르치시거나 훈계를 포기하시라는 말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아들을 대했듯 '거칠게' 다루시면 안 됩니다. 아버님의 생각보다 아들은 훨씬 더 감성이 풍부하고 섬세할 수 있습니다. 덩치가 커지고 어른스러워졌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또 아들을 왜 그렇게 거칠게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어쩌면 그것은 아버님의 오랜 소원과 연결되어있거나, 혹은 지난날의 상처경험과 잇대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스스로를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의 일탈은 부모님에 대한 거절이 아니라 부모님과 소통하고 싶다는 왜곡된 표현일 때가 훨씬 더 많습니다. 더 이상 늦어져서는 안 됩니다. 십대 후반으로 갈수록 일탈이 성격과 성품으로 확정되기 때문입니다. 서둘러 아들과 친구가 되려고 하세요. 하나님도 우리와 친구가 되시기 위해 사람이 되셨습니다(요 1:14). 아들과 친구가 되는 것은 십자가를 지는 것만큼 힘겨우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랑입니다(요일 4:7-11). 아버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힘내세요. 
 
이상억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목회상담학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