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신학과 여성신학 ②

[ 목회·신학 ] 현대신학산책

박만 교수
2014년 07월 22일(화) 15:47

구티에레즈  : 지난 번에 저는 해방신학은 남미라는 억압의 상황에서 하나님을 해방의 하나님으로 고백하는 신학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이런 해방신학의 면모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첫째로 해방신학은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서 태어난 현장 신학입니다. 서구 신학이 신과 인간 현실을 이론적이고 개념적으로 포착하고자 하는 데 비해 남미 해방신학은 가난하고 억압당하는 사람들과 함께 연대하여 몸으로 살아온 경험에서 출발하였고 이 점에서 현장성을 특징으로 가집니다.

둘째로 그것은 사회의 총체적인 변혁을 지향하는 신학입니다. 해방신학도 개인 영혼의 구원 문제나 교회 공동체의 성장에 관심을 가지지만 남미라는 억압과 수탈의 상황에서는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있어서의 총체적 변혁 곧 해방이 훨씬 더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셋째로 해방신학은 신학이 구체적인 사회 변혁을 얼마나 이끌어 내느냐에 따라 가치를 가진다고 보기 때문에 열정적이고 실천적이며 예언자적인 모습을 가집니다.

마지막으로 해방신학의 특징은 당파성입니다. 우리는 남미와 같은 특수 상황에서는 교회는 우선적으로 가난한 이들과 함께 있고 그들 편을 들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 때에만 교회는 가난한 자들로 생존하게 하고 마침내 해방을 경험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방신학은 가난한 자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혹은 편애(preferential option for the poor)를 그 실천의 중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필자 : 남미의 해방신학과 여성 신학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지만 서로 일치하는 부분 역시 많이 있다고 봅니다. 류터 선생님이 해방신학과 비교해 볼 때 나타나는 여성 신학의 특성들을 간략히 말씀해 주시지요.

류터 : 말씀하신 것처럼 남미의 해방신학과 여성 신학 사이에는 일치하는 면이 많이 있습니다. 남미의 해방신학이 억압당하는 남미 사람들의 하나님 경험에서 출발하듯이 여성 신학 역시 억압 당해온 여성들의 하나님 경험에서 출발합니다. 곧 해방신학과 여성신학은 성경과 기독교 전통 뿐 아니라 억압당하는 자들의 경험을 소중히 여기며 해방을 신학의 지향점으로 가진다는 점에서 서로 일치 합니다. 하지만 여성신학은 여성을 비롯한 모든 인간들의 속박의 뿌리를 가부장 사회의 성차별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해방신학과 구별됩니다. 여성 신학은 가부장 사회의 성차별을 고발, 극복하여 진정한 남녀의 평등과 여성의 해방을 도모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성경과 교회사에서의 여성 억압의 전통을 노출하고 비판하고, 교회와 사회 속에 숨어 있는 여성 해방 전통을 재발견하며, 이런 전통들을 여성 신학적 관점에서 신학적으로 재구성하려고 합니다.

필자 : 신학과 교회 역사에서 여성은 주변부에 머물러 있었고 그 목소리는 억압되어온 것이 사실이며 이 점에서 건강한 여성 신학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제가 볼 때 오늘날의 여성 신학은 온건 복음주의에서부터 가장 진보적인 신학까지 모두 나타나는 가장 포괄적이며 강렬한 신학 운동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비판도 만만치 않은데요. 여기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류터 : 여성 신학에 대한 비판은 두가지 때문에 나타난다고 봅니다. 첫째 교회의 지도력을 행사하고 있는 많은 남성들이 여전히 남성중심적 사고로 여성 신학을 보기 때문에 일어나는 오해와 편견 때문으로 이는 빠른 시일 내에 극복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여성 신학 안에 다양한 흐름이 있고 그 흐름 중에는 전통적인 교회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들이 들어 있기도 합니다. 특히 그리스도 이해와 속죄론과 연관하여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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