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조재호 목사
2014년 07월 14일(월) 16:00

벌써 3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며 수 백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는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지독한 아픔을 새겨놓았다. 뿌리 깊은 비리와 만연한 이기주의, 부패한 관료사회, 그리고 교회의 무능과 부족함까지 여과 없이 담아냈다. 뿐만 아니라, 암세포처럼 숨어 자생하던 사회악인 이단의 무서움과 영적 폐해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세월호 참사가 보여준 우리 시대의 단면은 탐욕이라는 말로 함축할 수 있다. 오래된 기독교 전통 가운데 '죽음에 이르는 7가지 죄'가 있다.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죄악으로 교만, 질투, 탐욕, 분노, 탐식, 음욕, 게으름이 그것이다. 교회는 현재 탐욕의 시대 한복판을 벌거숭이가 되어 걸어가고 있다. 우리는 탐욕의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예수님은 누가복음에서 한 어리석은 부자의 탐욕에 관한 말씀을 하셨다. 여러 해 풍년이 들었다. 사업이 잘 되었고 돈을 많이 번 것이다. 재물을 쌓아둘 계획 아래 새 창고를 지었다.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배제된, 탐욕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그의 생각과 계획이 잘못되었다. 그는 탐욕의 화신이었다. 하나님께서 나타나셔서 그의 욕망덩어리 삶을 강하게 지탄하셨다.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눅 12:20)

탐욕은 재물, 자리, 명예를 분에 넘치도록 추구하는 과도한 마음이다. 탐욕이 가진 무서운 힘은 눈을 멀게 만든다는 것이다. 탐욕의 안개가 끼면 판단력이 마비된다. 그래서 탐욕에 물들면 추한 인생이 된다. 하나님의 말씀은 돈을 사랑하는 것이 일만 악의 뿌리라고 했다. 탐욕이 들어오면 돈이 사람을 지배한다. 주인이 되어 돈을 사용해야 할 우리가, 돈의 노예가 된다. 그러나 돈은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사용의 객체이다.

탐욕은 자신뿐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도 보지 못하게 만든다. 어리석은 부자의 마음에는 타인을 위한 공간이 없었다. 다른 사람을 위한 소소한 배려조차 실종되었다. 자기만 아는 욕심쟁이요. 극단적 이기주의자였다. 대면하고 싶지 않은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세월호 운행자들은 배의 안전을 위해 채워야만 하는 평형수를 빼냈다. 대신 그 자리에 과도한 화물을 채웠다. 배는 복원력을 상실했고 이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경영자의 탐욕 때문이었다. 탐욕은 극단적 이기주의다. 자기만 배불리고 다른 사람은 관심 밖에 있다. 그래서 개인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발목을 잡아 바다 속으로 침몰시킨다. 우리는 우리 곁에 다른 사람이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지각해야 한다.

한편 탐욕은 전능자요 심판자 되시는 하나님마저 보지 못하게 만든다. 자기가 소유한 모든 재물이 다 자기 것인 줄 아는 착시현상에 사로잡힌다. 궁극의 관리자요 소유권자 되시는 하나님을 무시하고 외면하게 한다. 있다가도 없어질 재물을 하나님보다 크게 보이도록 한다. 재물이 인생의 주인이다. 인생의 목적이 재물의 소유에 있다. 이 시대 맘몬이 인생의 주인이 되고 삶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주님의 음성이 다시 들려온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 6:24)

조재호 목사 / 고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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