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선택

[ 성서마당 ]

김병모 교수
2014년 07월 08일(화) 14:34

오직 그리스도만 바라보라

김병모 교수
호남신학대학교ㆍ신약학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해서 교회를 선택해야 할 때, 교인들은 주로 무엇을 고려할까? 어느 교단이냐도 볼 것이고, 그 교회가 어떤 스타일의 교회냐 어떤 평판을 듣는 교회냐도 볼 것이다. 집과의 거리 및 교통의 편리성도 볼 것이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아마도 그 교회의 담임목사가 어떤 사람이냐일 것이다. 교인들은 보통 그 주변에서 가장 능력 있어 보이는 목회자가 있는 교회를 선택하는 것 같다.

이렇게 교인들이 가장 능력 있는 목회자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일면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 염원은 순기능 못지않게 그 부작용도 심각하다.

고린도교회 교인들도 각자의 생각을 따라 가장 능력 있고 지혜로운 목회자를 선택하고 그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려고 했다. 바울은 이 문제를 고린도전서 1~4장에서 아주 자세하게 다룬다. 이것이 그만큼 심각한 문제였다는 것이다.  아주 단순하게 그들의 입장만을 고려한다면, 그들은 그저 가장 뛰어난 목회자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려고 했을 뿐이다. 이 자체만으로는 아주 자연스럽고 지극히 당연한 바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과 바람이 초래한 또는 야기할 결과는 말할 수 없이 두려운 것이다. 바울은 그들에게 "그리스도께서 어찌 나뉘었느냐?"고 묻는다(1:13). 결과적으로, 이런 생각과 바람이 그리스도를, 즉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공동체를 분열시켰다는 말이다. 또 바울은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멸하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고 경고한다(3:17). 즉 이런 태도 때문에, 성령이 계시는 교회공동체를 분열시키는 사람은, 그가 '누구든지' 간에, 하나님이 멸망시키신다는 말이다. 정말로 두려운 말씀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런 분열을 야기할 의도가 전혀 없이, 그저 최상의 목회자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려고 했을 뿐인 고린도교인들의 입장에서는 이 말이 당혹스럽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선한 의도와는 무관하게, 이런 태도가 결과적으로 교회 공동체를 셋으로, 넷으로 분열시키고 말았다. 1세기에 그리스에서 살던 그들의 모습과 21세기에 한반도에서 사는 우리들의 모습이 어쩌면 이렇게 닮았는지 모골이 송연할 정도다.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바울은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첫째, 목회자들을 서로 비교하고 그 중에서 가장 뛰어난 목회자를 선택하고 그를 자랑하는 일을 하지 마라(3:21). 둘째, 하나의 (우주)교회 공동체를 위해 서로 다른 일을 맡은 모든 사역자들을 인정하라(3:5). 셋째, 오직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께만 초점을 맞추고 그 분만을 자랑하라(1:31). "십자가의 길은 멸망당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길이지만, 구원받는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지혜로운 길이고 참으로 능력 있는 길이다"(1:18, 24).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