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을 목사로 만든 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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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렬 목사
2014년 07월 07일(월) 17:02

한 40여년 전 강원도 정선에 있는 문래교회 교회학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그 해 성탄절을 앞두고 예수님의 탄생을 소재로 한 성극을 연합해서 하게 되었다. 그런데 배역을 정하는데 가장 비중이 있는 '요셉' 역할을 두고 교사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 여교사 변분화 선생님은 자기 반의 '주관'이라는 아이가 요셉에 적격이라고 했다. 그러나 다른 교사들은 "그 아이는 예배시간에 너무 떠들고, 여자 아이들을 괴롭혀서 요셉 역할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반대하였다.

그러나 변 선생님은 "그 아이가 겉으로 볼 때는 골칫덩어리로 보이지만 내가 지켜보니 중심에 진실과 따뜻함이 있어서 요셉 역할에 누구보다 맞는다"고 주장하며 설득했다. 나중에는 "나를 믿고 그렇게 해달라"고 호소하기까지 하였다. 다른 교사들은 어쩔 수 없어 변 선생님의 말에 따르기로 하였다. 그래서 그 악동 소년에게 요셉 역할이 돌아갔는데, 나중에 교사회의에서 자기 때문에 그런 격론이 있었고, 변 선생님의 호소 때문에 자기가 요셉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그 소년은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였다.

그로 인해 성탄극 연습과정에서 최선을 다했고, 그 해 성탄극은 그 어느 해보다도 감동과 은혜가 넘쳐났다. 그때로부터 그 소년은 몰라보게 달라지게 되었다. 예배 시간에 집중하고 여자 아이들도 괴롭히지 않았고 오히려 도와주게 되었다. 사실은 그 소년이 그렇게 불안정했던 것은 가정환경에 기인한 바도 있었다.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 여러 자녀를 낳아 기르던 중 자녀들이 세상을 떠나버린 상황에서 그의 어머니가 그 소년에게 화풀이 했던 말이 그의 가슴 속에 박혔기 때문이다.

"아이구, 내 팔자야! 쓸만한 것들은 다 뒈지고 어디서 거미같은 것만 죽지않고 살아남아서…."

이런 가정환경이었기에 소년은 심리적 안정이나 자아정체감을 갖지 못했고 그랬기에 예배당에 와서도 장난치고 괴롭게 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그 악동 소년에게서 미래를 본 변 선생님에 의해 소년은 인정과 격려를 받게 된 것이다. 그 이후 소년은 교회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점점 체험하고 주 안에서 자기를 인정해주는 교회학교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예수님의 말씀을 잘 배우게 되었다.

결국 그로 인해 목사가 되었고 필자가 시무하는 교회 부목사로 충성스럽게 시무한 바 있다. 그 이후 미국에서 유학과 목회를 마친 후 귀국해 지금 어느 교회에서 교육 담당 목회를 잘 감당하고 있다. 그는 우리 교회 교사헌신예배에서 이런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그 선생님 덕분에 그 옛날 악동 소년이 여기 서서 이렇게 설교합니다. 존경하는 선생님들, 아이들의 외모를 넘어 중심을 보시고 사랑으로 복음의 씨앗을 뿌리십시오. 그러면 언젠가는 거두실 날이 올 것입니다." 간증하여 교사들과 성도들의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바 있다.

김충렬 / 목사ㆍ영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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