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신장기증', 딸은 '골수기증'

[ 교계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4년 07월 02일(수) 09:04
   
▲ 국내 최초 모녀 기증인 장점예 씨와 오성혜 씨.

"생명을 살린 엄마를 존경합니다. 저도 이다음에 커서 꼭 엄마처럼 살 거예요."

18년 전, 자신의 신장 하나를 선뜻 떼어주며 생면부지의 만성신부전 환자를 살린 어머니 장점예 씨에게 딸 오성혜 씨가 쓴 편지 내용 중의 일부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딸은 어머니의 모습에 감동을 받아 그때부터 생명나눔에 대한 실천의지를 키웠다.

그리고 18년이 지난 5월 29일 딸은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자신의 골수를 기증했다. 이 사실은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장기기증운동본부는 타인의 생명을 살린 모녀기증인이 국내 최초로 탄생했다고 밝혔다. 엄마는 신장기증으로, 딸은 골수기증으로 촌각을 다투는 환자의 생명을 살린 것. 그 주인공은 신장기증인 장점예 씨(57세)와 골수기증인 오성혜 씨(31세).

인천 가천의대 길병원에서 골수이식 수술을 마친 오성혜 씨는 "골수기증에 서약을 하고 본인과 맞는 이식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제 골수를 50대 남성분이 이식 받았는데, 급성 골수 백혈병으로 위험한 상태였다. 그래서 급히 골수기증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성혜 씨는 "나눔이 대물림되는 것 같다"며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어머니 장점예 씨는 "20여 년 전, 우연히 교회에 붙여진 '사랑의 장기기증' 홍보 포스터를 본 후, 생명나눔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며 "딸의 용기와 결단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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