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교육, "'성장→성숙', '믿음→삶', '개교회→지역사회'로 전환하자"

[ 다음세대 ] 기독교교육학회, 교회교육의 부재 현실 진단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 제대로된 신앙인 양성이 핵심"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4년 06월 24일(화) 15:03

    위기 속의 한국교회, 그 원인이 제대로 된 교회교육의 부재에 따른 미래세대의 단절에 있다는 전문가들이 지적이 나왔다. 무엇보다 교회교육의 범주를 신앙교육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기독교인으로서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의식교육으로 확대ㆍ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회장:박상진)는 지난 21일 성결대학교에서 '교회교육의 새로운 대안'을 주제로 하계학술대회를 열고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 현실을 진단하고 교회교육이 강화되어야만 사회에서의 공신력 회복은 물론이고 교인들의 성숙을 기대할 수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한국교회의 미래 전망과 교육적 과제'를 중심으로 발표한 이원규 석좌교수(실천신학대)는 한국교회의 미래가 밝지 않은 근거로 출산율 감소와 같은 인구학적 변화를 비롯해서 종교에 대한 의존성을 약화시키는 사회경제적 변화를 들었다. 그는 "종교사회학적으로 분석하면 한국교회가 미래에 양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별로 없고 성장동력은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이런 현실에서 교회가 감당할 과제는 교회를 바로 세우고, 사회적 공신력을 회복하는 데 매진하는 것인데 바로 이 지점에서 교회의 교육적 과제와 책임이 있다"며 교회교육의 시대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교회의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면서 몇 가지를 제안했다. 우선 '성장'에서 '성숙'으로, '믿음'에서 '삶'으로, '개교회'에서 '지역사회'로, '조직'에서 '사람'으로 중심축을 옮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전제로 교회가 지향해야 할 교육의 방향을 △영성 교육(비우며 살기) △도덕성 교육(바르게 살기) △공동체성 교육(더불어 살기) 등 세가지로 잡았다.

 영성 교육에 있어서 이원규 교수는 한국교회가 헌금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을 꼬집었다. 그는 "한국교회에서 헌금은 복을 받는 수단이 되고 있는데 '신앙의 표현'이 아니라 '신앙의 척도'로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교인들의 신앙을 성숙하게 만들기 위하여 필요한 영적 부흥회(復興會)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부흥회(富興會)로 둔갑하는 경우도 많고, 각 교단이나 연합단체의 대표 선거가 돈 선거로 치러지는 일이나, 프리미엄을 주고받으며 교회를 사고파는 일도 맘모니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영적인 성향, 영적인 삶의 태도를 말하는 '영성교육'을 통해 세상적 가치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며 스스로 낮아지고 비우는 삶의 자세를 갖도록 교회교육의 방향성이 제조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공동체성 교육에 대해서는 '다르지만 함께 사는 삶의 자세를 교회가 가르쳐야 하고 이것이 결국 상생(相生)의 길'이라고 단언하면서, "'하나되는 것'이라는 명제가 바로 성서적 가르침이요, 교회의 덕목인 만큼 한국교회는 그동안의 종교적 배타성을 내려놓고 에큐메니컬 정신을 교인들에게 교육시켜 한국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족과 이념, 종교, 지역, 계층, 세대, 성 문제에 있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교인들을 훈련시켜야 하며, 이를 통해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갈등과 분열 구도에서 사람들 사이에 화합과 화해를 도출할 수 있는 중재자 역할을 교회가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미국교회 교회학교의 현실을 진단한 임창호 교수(고신대)는 발표에서 교회학교를 경시하고 있는 미국교회의 현실을 진단했다. 특히 이 진단이 한국교회의 현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아 참석자들에게 큰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임 교수는 미국 바르나(Barna) 그룹의 조사 결과를 들어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주일학교 학생수는 6% 감소되었고 중ㆍ고등부 학생 수도 동일한 비율로 감소됐다"면서, "32만개가 넘는 교회 가운데 겨우 2만개 교회만이 교회학교 학생 수를 현상유지하고 있었을 뿐이고, 거의 모든 교회들이 감소로 돌아섰고, 더욱 염려스러운 일은 조사에 응한 미국교회 담임목사들 가운데 15%만이, 자신의 목회사역에서 교회학교 부흥을 중요시한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다시말해 미국의 85%에 달하는 담임 목회자들은 교회학교에 관심이 없다는 결론인 셈이다. 이어 임 교수는 미국의 다양한 조사자료를 바탕으로 미국교회가 △목회자들이 교회교육을 포기하고 어른만 교인으로 생각하고 △작은 교회들이 생존을 위해 전전긍긍하는 과정에서 교회교육을 망각하고 있으며, △준비되지 않은 사람을 교사로 세우고 계획없이 되는대로 교회학교를 운영하는 현실과 △교회학교를 잠깐 아이들을 돌보는 장소 정도록 생각하며 교회학교는 없어도 문제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며 미국교회들의 고질적인 문제를 소개하면서, 이 부분에 있어서는 미국과 한국교회가 공통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 회장 박상진 교수는 "교회의 위기, 그 원인을 교회학교, 더나아가 교회교육의 부재에서 찾아보자는 것이 이번 학술대회의 취지였다"면서,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한 과정에서 교회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기회였고 지속적으로 교회들이 교회교육을 변화, 발전시켜 나갈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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