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선교, 그 사명으로

[ 우리교회 ] 사랑을 나누는 교회/ '선교하는 교회' 목자교회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4년 06월 23일(월) 14:52
   
 

과거보다는 현재가,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 궁금하고 기대되는 교회가 있다.

아파트 단지에 위치해 있지만 주변의 나무들이 울창해 마치 도심속 전원교회처럼 포근한 느낌을 전하는 서울강동노회 목자교회(김동환 목사 시무)가 그렇다.

김동환 목사는 지난 1995년 10월 분당의 끝자락에서 처음 교회를 개척했다. 교인은 아내와 초등학생 자녀 둘 뿐이었다. 김 목사는 "목회철학이라든지 비전, 어떤 노하우가 있어서 교회를 개척한 것이 아니다"면서 "오직 '선교하는교회'로서의 사명 그뿐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척예배를 드리기 바로 전날까지 김 목사는 부목사로 시무하던 교회에서 사역을 했고, 바로 다음날 개척예배를 드렸다.

중국선교사로서의 비전을 품고, 선교사들을 섬기고 행정적인 일을 배우면서 준비하고 있었던 김 목사는 기도 중 선교사로서의 비전보다 선교하는 교회를 세우라는 또 다른 사명이 있음을 깨달았다.

교회를 개척하면서 일체 외부지원을 받지 않았다. 명색이 선교하는 교회가 선교비를 지원하지는 못할망정 후원을 받으면 안된다는 생각때문이었다.

매달 월세비는 물론이고 사례비도 보장되지 않았지만 교회개척과 동시에 협력선교사를 세우고 후원을 시작했다. "선교하는 교회는 주님이 세우신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아내와 축호전도를 시작했고 3개월만에 모인 7명의 성도와 크리스마스 즈음 임마누엘장애인공동체를 방문했다. 선교하는교회 목자교회가 성도들과 시작한 '선교'의 첫 출발이었다.

뒤이어 협력선교사를 2명으로 다시 3명으로 늘려나갔다. 다행히 교인들이 늘어났고 교회는 부흥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잠시. 이내 곧 IMF가 터졌다. 교인들은 흩어지고 예배당의 월세비 조차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선교하는교회'의 예산 1순위는 변함없이 선교비로 지출됐다. 그리고 월세비를 충당했고 사례비가 마지막이었다.

한번 선교를 후원하면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김 목사의 원칙이었다. "단한번도 갈등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는 김 목사는 "내게 주신 사명이고 주님과의 약속이었다"고 말했다.

"분당에 내로라 하는 크고 유명한 교회가 많았지만, 초라한 지하교회에 교인들이 모이고 부흥할 수 있었던 것은 교회의 부흥보다 '선교하는 교회', '주는교회'로서 교인들의 자부심과 자긍심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김 목사는 교인들도 함께 선교에 동참해주고 기뻐해주는 것에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올해로 창립 19년째를 맞는 목자교회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비롯해 러시아 태평양 지역, 북한 등은 물론 중국소망장애인공동체, 대전농아인교회, 외국인노동자선교연합회 등의 국내외 복지선교단체, 학교, 군부대, 도서지역 등 국내와 해외 구분 없이 고통받는 이웃들을 섬기며 그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하는데 그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그리고 '주님은 나의 목자'라는 표어아래 올해부터 현지 소수민족들을 위해 성전을 건축하고 그들을 위한 교육시설 등을 세우려는 큰 비전을 품었다.

'열방 선교현장에 교회와 학교를 세워나가는 교회', 목자교회가 품은 가장 중요한 비전 중 하나다. 최근 태국 소수민족 아카족을 위한 교회의 건축비를 지원한 것도 그 일환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 교육시설도 세울 계획이다.

"우리나라 선교 초기 선교사들도 학교부터 세웠다"는 김 목사는 "개종을 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어린아이부터 기독교교육을 기본으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면서 네팔 안나푸르나에 학교를 세우기 위한 현장답사를 시작할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또 "선교 현장에 성전이나 학교를 세우면 책임을 지고 지속적으로 후원을 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선교 모델을 만들어서 향후 5년 쯤에는 한국교회에 미래 전략적인 선교의 방안으로 결과물을 제안하고 싶다"고도 했다.

목자교회는 350여 명의 교인들이 함께 하는 작은 공동체다. 김 목사는 거듭 "자랑할 것이 없다"면서 손사레를 쳤다. 그러나 삶의 현장에서 전도를 생활화하며, 생명보다 더 존귀하게 여기는 예배를 드리고 온 교인이 동참해 고통의 현장에 언제든 찾아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보여주는 목자교회의 미래는 그 어느 교회보다 밝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성경교육으로 다음세대를 양육하고 영성있는 교사를 길러내며 전 교인이 말씀운동으로 새벽을 깨워 어둠의 역사에 빛을 비춰주는 목자교회가 한국교회에 어떤 기적을 이뤄낼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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