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약속한 사람과 헤어졌습니다

[ 상담Q&A ] 상담Q&A

김진영 교수 atom@htus.ac.kr
2014년 06월 17일(화) 13:46

Q.우리 집은 대대로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 가정입니다. 하지만 전 대학교 때부터 교회를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을 부정하기 시작했고요. 3년 전 대학원에 입학을 하면서 한 남자를 알게 되었죠. 모태 천주교신앙을 가졌어요. 가끔 종교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대화가 되질 않았죠. 결혼하면 제가 개종할 것을 원했습니다. 저희는 자주 싸웠지만 양가에 인사드렸고, 올해 9월 정도에 결혼을 하자고 그 댁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집에선 종교 때문에 반대하셨지만 그래도 많이 포기하셨죠. 작년 7월에 그 사람이 직장을 얻어 서울로 가게 되었습니다. 새해 첫날 며칠 간 연락이 되지 않던 그가 갑작스레 헤어지자고 합니다. 성격이 안 맞아서 결혼을 못 하겠다고 그러더군요. 그때 너무나 힘들어 하나님께 가지 않고선 정말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부모님과 새벽기도에 나갔고, 그 사람을 정리하려고 무척이나 노력했습니다. 얼마 전 알게 된 사실은 그 사람이 같은 회사 여직원과 사귄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 사람에게 순결을 잃었습니다.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다시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에선 아직 분노와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 힘드네요.


A.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연 상담자의 마음도 몹시 아픕니다. 자매가 겪고 있는 문제를 나열해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한 아픔,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나눈 사랑과 헌신을 외도로 믿음을 깨버린 사람을 향한 미움이 마음에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겪고 있는 고통과 상처를 견디는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결혼 후에도 신앙의 갈등을 예견할 수 있는 상대였습니다. 결혼을 약속한 사람을 배신하는 사람은 배우자로 적합한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의 문제와 원망을 극복하지 못한 채 분풀이의 방법을 외도로 표현했을 것이며, 이는 자매와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는 좌절감의 표현이었을 것입니다.
   
▲ 이경남차장 knlee@pckworld.com

 
과거의 경험과 기억은 완전히 잊을 수 없습니다. 미움도 당장 해결되지 않습니다. 잊으려 하기 보다는 극복하려는 노력이 더 낫습니다. 그를 용서하려 하기 보다 먼저 자신을 용서하기 위해 힘쓰고 그 사람을 보내주십시오. 자신의 신중하지 못했던 행동을 돌이킬 수 없어서 자신에 대한 환멸감과 죄책감이 고통을 가중시킬 것입니다. 그것 또한 지나간 일로 생각하고 덮어야 하지 않을까요? 교회생활을 적극적으로 하게 된 것은 불행 중 다행입니다. 남자에 대한 새롭고도 성숙한 관점을 가지게 된 것도 어려움 가운데 얻은 수확입니다. 지금껏 살아온 삶의 가치관과 방식에 바꿔야 할 점이 무엇이며, 사랑을 위한 사귐과 대인관계와 자신의 인격이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십시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 5:17)"라고 선포하신 사도바울의 선언은 자매님께도 적용될 수 있는 말씀입니다. 마음에 품은 미움은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을 죽이는 독소로 작용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신중하지 못했던 자신을 용서하고 받아들이면, 철부지 같은 남자의 잘못된 행동을 용납하고 용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맡기는 태도이며, 결혼이란 배우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헌신의 기회입니다.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되는 복을 누리게 되기 위하여 주 안에서 분발하시고,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주님의 평강이 자매님의 삶 가운데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김진영 교수/호남신대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