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지도자 양성

[ 논단 ]

이근복 목사
2014년 06월 03일(화) 13:14

이근복 목사
교회협 교육훈련원장

한국교회의 변화는 목회자와 평신도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의 소망이다. 변화는 미래의 지도자를 어떻게 형성하느냐에 달려있다. 교회협 교육훈련원의 신학생 공동수업은 세계적으로 개별신학교를 넘어서 신학생들아 함께 공부하고 공동학점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하다. 300개가 넘는 교단이 있는 부끄러운 상황에서 신학생 연합 교육훈련은 한국교회의 건강한 미래를 세우며,한국 신학의 새 길을 마련하는 방안이다. 에큐메니칼 신학에 기초하여 타교단의 신학을 이해하고 협력하고자 하는 다양한 연합 교육은 한국교회의 개혁의 토대이고,한국 개신교의 공동의 장을 마련하는 희망이다.

에큐메니칼 신학생 교육훈련의 기초는 공동수업이다. 장신대,감신대,한신대,구세군사관학교,성공회대,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복음교회 신학교육원 등의 신대원들이 참여하고 있고 앞으로 참여를 확대할 예정이다. 에큐메니칼 신대원연합 공동수업은 신학교육을 넘어 한국신학의 공유점을 확보하는 교육과정이자,향후 지역에서 함께 선교를 해나갈 기초이기도 하다. 참여 학교와 긴밀한 협의를 통하여 공동수업의 주제를 정하고,내용을 구체화하여 연 2회 수업을 하고 교육훈련원이 학사관리를 하여 각 학교가 인정하는 1학점을 준다.

2009년 5월 공동수업을 처음 여는 날,주룩주룩 비가 내렸다. 연동교회 관리실 위 화단에 현수막을 다느라고,유일한 실무자였던 배경임부장과 필자는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됐다. 그래도 그날 100명도 넘는 신학생들이 참석해 큰 힘이 됐다. 이렇게 시작한 공동수업은 2013년 WCC 부산총회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교육훈련원은 WCC 부산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신학교육위원회와 공동으로 한국에큐메니칼신학교육원(KETI,Korean Ecumenical Theological Institute)을 세우고,15개 신학대학 학생 158명을 선발하고 지도교수 25명을 초빙하여,부산총회 내내 프로그램에 참석하고 조별로 내용을 공유하며 특별강좌를 여는 등 최선을 다하여 훈련하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공동수업을 마치면 국내외 현장탐방이 있다. 신학생 국내현장훈련은 초기에는 홈리스,다문화 등 사회문제의 현장에 가서 직접 이야기를 듣고 참여하도록 했다. 이는 가난한 이들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신학적 소양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크다. 최근에는 덕망 있는 교계원로들과 대화하는 모임으로 꾸려지는데,어려운 시대에 사명을 다하신 분들의 삶과 신학,목회여정을 통하여 깊은 감동을 받는다. 국내훈련도 1학점으로 인정되는데,이번 학기에도 학생들은 교단을 넘어 어르신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급변하는 세계에서 전 지구적인 올바른 안목을 갖추고 깨어있지 않으면 세상과 교회를 바르게 섬기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해마다 두 번씩 실시하는 신학생해외현장훈련 역시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해외현장훈련에서 강조하는 것은 현지에서 학자와 전문가 그리고 선교사로부터 강의를 듣고 나누는 것이다. 필리핀에서 시작하여 베트남/캄보디아,중국연변,일본,인도,러시아,종교개혁유적지와 유럽,중국북경과 시안,태국과 CCA를 탐방했고,올해 2월에는 남미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많이 배웠다. 각 신학교에서 1-2학점을 인정하는 해외훈련은 올해는 11번째로 처음 훈련을 시작한 필리핀을 다시 방문하여 지난 5년간의 변화를 확인하려고 한다.

그리고 신학생 공동학술제와 체육대회 역시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신학생들에게는 학술운동이 생소한 것은 신학적 고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에큐메니칼 신학생 학술제'는 신학적 의제를 만들어 가는데 큰 의미가 있다. 시대와 신학을 성찰하는 주제를 잡아 신학생들도 논찬자로 참여하며 신학훈련을 도모한다. 그날 이어지는 연합체육대회는 신학생들이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기회다. 이 학술제와 체육대회를 위해 학생회임원들이 연합수련회를 하며 준비하는 과정을 가짐으로,책임감을 높이며 젊은 시절부터 연대하고 협력하는 훈련을 겸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다양한 교육훈련과정의 지속성을 위해서 항상 신학생 인문학모임이 이어진다. 한국교회의 표류현상은 신학적 토대가 약하기 때문이란 점에서,신학도에게 인문학공부는 삶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사회와 소통 그리고 함께 실천함으로 신학과 목회를 심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최근 신학교에 여학생들의 비중이 높아가지만 여교역자를 위한 임지가 적어서 졸업생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원화사회에서 한국교회에 건강한 여성지도력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여신학생들을 위해서는 연 2회 특별과정을 설치했다. 작년부터 시작한 '월담'이란 프로그램은 교계와 사회의 젊은 여성지도자들을 만나 대화하는 내용으로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앞으로 교육훈련원은 신학대학 총장협의회의 결의에 따라 각 신학교에서 수학중인 해외유학생들을 공동으로 교육하여 건실한 에큐메니칼 지도력이 되도록 돕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년간 신학생교육훈련의 내용을 만들고 진행하는데 신학자들과 총장들의 애정과 수고가 컸고,신학교의 협조가 절대적이었기에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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