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사고

[ 예화사전 ] 예화사전

김형준 목사
2014년 06월 02일(월) 17:00

가장 안타까운 죽음은 회개할 기회가 없는 것이다. 무엇인가 예고가 있다면 미리 준비를 하고 대비를 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그러나 하버드 윌리엄 하인리히라는 사람은 세상에 어느날 갑자기 일어나는 일은 없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처음 정립한 사람이다.

이 사람은 보험회사에서 보험 감독관으로 산업재해 관련 일을 하면서 크고 작은 각종 산업재해를 보면서 이 사고들 사이에는 무엇인가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그는 보험회사에 접수된 5만건의 사건 사고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면서 한 가지 법칙을 발견하게 되었다. 1929년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이 논문은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이 연구자료에 의하면 산업재해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면 이전에 같은 원인으로 사고가 날 상황이 300건 정도 있었고, 이것은 29번 정도 부상사건으로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은 다른 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되고 분석되어서 더 정교하게 다듬어지면서 받아들이게 되었다. 즉 이 법칙에 따르면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 모두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사회적인 어떤 큰 사건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이 되든 되지않든 미리 암시하는 작은 사건들이 잇달아 지나간 후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간디는 개인이나 국가가 무너지는 현상으로 7가지를 제시하였다. '철학 없는 정치, 노동 없는 부(富), 윤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지식, 도덕성 없는 경제, 인간성 없는 과학, 희생 없는 종교'이다. 이 현상들은 요즘 우리나라를 보면 각계 각 분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다. 예수님께서도 "날씨는 분별할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할 수 없느냐(마16:3)"라고 책망하셨다.

우리 삶의 대부분은 이러한 것이 구체적인 현상으로 나타날 때엔 이미 늦은 것이다. 세월호의 침몰을 한국의 침몰로 표현하는 분들도 있다. 세월호 침몰을 분석할 때 이미 예고된 사고였음을 절감하게 된다. 그러나 더 큰 침몰과 몰락의 예고를 오늘의 교훈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부분에서 전체적으로, 일시적인 것에서 영구한 것으로, 현상적인 것에서 본질적인 것으로 이어지는 재앙으로 나타날 것이다. 오늘 나와 우리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자. 무엇인가 우리에게 전해주고 싶은 미래의 메시지를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면 그래도 축복이다.

김형준 / 목사ㆍ동안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