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납치, 온 국민 비통

[ 선교 ] 나이지리아 신헌 목사, 보코하람 소식 전해와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5월 27일(화) 11:04

지난 4월 14일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무장테러집단 보코하람이 보르노주 치복시의 한 여학교를 급습해 학교를 부수고 276명(이중 53명 탈출)의 여학생을 납치하는 사건을 일으켜 전세계가 소녀들의 복귀를 염원하는 가운데 현지에서 한인목회를 하고 있는 본교단 소속 신헌 목사(벧엘한인교회)가 소식을 전해왔다.
 
신 목사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 머물고 있는 우리 교민들은 대기업 및 공사의 주재원들을 포함해서 600명 정도로, 행정수도 아부자에 30명, 경제수도 라고스에 350명, 포타코트 같은 건설현장에 나머지 교민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목사는 "교민들이 제일 많이 살고 있는 라고스는 대통령 직속 치안경비대가 실탄을 장착하고 경호하는 등 나이지리아에서 제일 치안이 좋은 지역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코하람의 폭탄테러에 대한 경각심 때문에 도심 곳곳에 검문검색이 강화되어 있고 주요 관공서와 호텔, 상가, 도로, 터미널 등에는 무장경찰들이 24시간 서 있는 등 삼엄한 분위기"라고 소식을 전했다.
 
신 목사는 "세월호 사건 때문에 한국 국민 모두가 가슴 아파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보코하람의 여학생납치 사건으로 인하여 나이지리아국민 모두가 분노와 슬픔에 잠겨 있다"며 "납치된 여학생들의 가족들은 자녀들을 돌려보내라고 울부짖고 있고, 현지 언론들은 정부의 보코하람 소탕작전에 적극 찬성하는 한편 동북부의 이슬람지도자들에게 이제는 더 이상 보코하람의 만행을 보호하거나 방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나이지리아에서는 기독교인들과 무슬림을 포함한 여러 시민단체들이 여학생들의 조속 귀가를 위한 'Bring Back Our Girls'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주말마다 기독교단체와 무슬림을 포함한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Bring Back Our Girls'라는 붉은 색 티셔츠와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무슬림집회에서조차 보코하람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보코하람은 올해에만 1,800여 명을 죽이고, 최근에도 살인을 일삼고 있다.
 
신 목사는 "학부모와 가족들은 매일 치복여학교에 모여서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다리며 기도하고 있다"며 "한 달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해서 슬픔과 피로누적으로 쓰러지는 가족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세계교회가 이들을 위해 함께 기도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코하람은 2001년 결성된 이슬람원리주의단체로서 서양식 교육을 거부하는 운동을 전개해 왔다. 이들은 나이지리아 북동부에 자리잡고 있는 하우사부족으로 '보코'란 하우사말로 '비이슬람식 교육'이라는 뜻이고 '하람'은 '죄'라는 뜻이다. 보코하람은 처음엔 비교적 평화적인 모습으로 활동하다가, 1기 지도자인 모하메드 유수프가 잡힌 후부터 이슬람무장테러집단인 알케다와 연계되어 이후 니제르, 차드, 카메룬의 반군들의 무력지원과 군사훈련, 테러전술들에 대해 훈련을 받으면서 잔인한 무장테러집단으로 변했다. 보코하람은 지난 6년간 8천명의 인명을 죽이고 납치하는 등 불과 6년 만에 이슬람이라는 가면을 쓴 무장테러집단으로 변질되어 국제적인 비난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한국 교계에서는 NCCK 양성평등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14일 주한 나이지리아 대사관 앞에서 '납치된 나이지리아 소녀들을 위한 특별기도회'를 열고 나이지리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 이에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지난 16일에 나이지라아 대사관을 통해 “NCCK 양성평등위원회가 나이지리아 소녀 납치 사건에 대해 보여준 슬픔과 기도, 또한 국제사회가 보여준 협력에 감사하며 어린 소녀들이 하루 빨리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더불어 "한국에서 일어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위로의 마음 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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