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신학 ] 현대신학 산책 < 13 >
박만 교수
2014년 05월 26일(월) 16:57
핑겔발데신학교를 이끌던 시절의 본회퍼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직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공동체 생활이 있어야 한다고 믿어서 학생들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했고 그것을 '형제의 집'이라 불렀다. 여기에서 그는 함께 살고, 함께 기도하며, 함께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서로 죄를 고백하며, 또한 함께 노동하고, 함께 음악을 듣는 삶을 시도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그는 현대의 영성신학의 고전이 된 '신도의 공동생활'과 '나를 따르라'를 썼다. 이 책들은 일종의 성경 묵상집으로서 예수를 믿는 사람이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쉬운 말로 기록한 것들이다. '신도의 공동생활'에는 '공동체' '함께 있는 날' '홀로 있는 날' '섬김' '고해와 성만찬'이란 제목 아래 묵상의 글과 시편에 대한 묵상을 수록되어 있고'나를 따르라'에는 '값비싼 은혜' '제자직으로의 부름' '단순한 순종' '제자직과 십자가' '제자직과 개인' '산상 수훈'이란 제목 아래 철저히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는 삶의 모습들이 서술되어 있다.
폴 레만은 이번에 돌아가면 본회퍼가 무사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어떻게든 그의 결심을 돌이키고자 했다. 하지만 본회퍼는 사자굴에 던져질 것을 알면서도 믿음을 지켰던 다니엘의 심정으로 독일로 떠나는 마지막 배를 탔다. 그리고 배 안에서 이렇게 썼다. "미래에 대한 나의 내적 번민은 없어졌다. 나는 마음의 자유와 평화를 되찾았다." 뒷날 그는 '자유를 찾는 길'이란 시를 썼는데 이 시는 이 당시의 그의 심경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하지 말고 옳은 일을 하려고 하라 / 가능한 것 속에 떠 있지 말고 용감하게 현실적인 것을 붙잡으라 / 자유는 사고의 도피 속에 있지 않으니 그것은 행동 속에만 있다 / 소심한 망설임에서 삶의 풍파 속으로 나오라 / 하나님의 계명과 신앙만을 의지하라 / 그리하면 자유는 기쁨으로 네 영혼을 맞이하리라."
박만 교수 / 부산장신대ㆍ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