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점과 약점

[ 연재 ] 예화사전

김형준 목사
2014년 05월 26일(월) 16:53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프랑스는 참호나 요새가 전쟁의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서 프랑스는 당시 육군장관 앙드레 마지노의 제안으로 독일과 프랑스 국경에 근대적인 요새를 건설하게 되었다. 이 요새의 이름을 마지노선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무려 750km에 달하는 콘크리트 방벽으로 1927년에 시작해서 10여 년의 공사를 통해서 1936년에 완성되었다.

이것이 완성되자 프랑스에서는 독일의 어떠한 공격에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굳세게 믿었다. 2차 대전이 발발하자 독일은 프랑스의 예상과는 다르게 견고하고 완벽하게 무장된 국경으로 공격하지 않고 벨기에를 통해서 프랑스를 공격했다. 견고하게 지어진 요새로 인해 어떤 공격에도 방어할 수 있다고 안심하고 믿었지만 1940년 5월17일, 독일 기갑군단에 의해서 점령당하고 말았다.

이 요새 때문에 다른 대비를 하지 않았던 프랑스군은 너무나 쉽게 무너지고 말았던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방어전략을 마지노선을 중심으로 세웠기 때문에 다른 경우를 대비하지 못했던 것이다. 마지노선을 가장 완벽하고 강력한 요새라고 믿은 것이 결국은 프랑스를 무너뜨리는데 가장 큰 원인이 되고 말았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큰 장점이 자기를 지키고, 또 자기를 성공으로 이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자신을 무너뜨리는 것은 바로 자기가 믿었던 자기의 자랑거리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방탄복이 처음으로 발명되었을 때 사람들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총알이 뚫지 못하는 옷을 입으니 전쟁에서도 두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방탄복을 입은 사람들이 방탄복이 자기를 지켜줄줄 알고 조심하지 않고 전투에 임하게 되었다. 방탄복의 위력은 대단했지만 오히려 많은 사람이 죽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머리에 총을 맞아서 죽었다는 것이다. 방탄복이 중요한 가슴 부분을 감쌀 수는 있지만 전체를 보호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너무 과신했던 것이다.

역사 속에서 개인이든 국가든 가장 강했을 때 그 속에 쇠퇴와 멸망의 요소가 들어 있었다.
예수님께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사명을 베드로에게 부탁하실 때에는 베드로가 강하고 멋있고 대단했을 때가 아니었다. 배신자요 실패자로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더 이상 자신에게 자랑할 것도 의지할 것도 없는 그때에 사명을 맡겼다. 왜냐하면 베드로의 자랑거리는 바로 베드로의 실패의 원인이라는 것을 아셨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바울은 자기는 비록 많은 자랑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십자가를 자랑하고 자기의 연약함을 자랑한다고 고백하였다. 무엇이 자신을 무너뜨리는지 알고 있었다. 지금 나와 우리를 가장 멋있고 강하게 세우는 그것이 바로 나를 망하게 할 요소라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지금 우리와 한국교회가 진정 자랑하고 의지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혼돈하고 있지는 않는지 다시 살펴보자.

김형준 / 목사ㆍ동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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