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것도 좋지만 작은 것도 소중하다

[ 기고 ] 함께생각하며

이봉호 목사 lee919190@naver.com
2014년 05월 13일(화) 13:17

 
얼마전 어느 목회자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사회를 보시는 목사님부터 순서를 맡으신 모든 분들이 큰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님들인 것 같았다. 또한 교회 봉헌식 및 임직식 등 교회 각종 행사에 참여해 봐도 순서를 맡은 분들은 한결같이 그 지역에서 제법 크다고 하는 교회의 담임 목사님들을 초청하는 실정이다.
 
어떤 분들을 모시든 그것은 초청자의 교회 사정대로 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본인의 눈에 비쳐지는 이미지는 큰 교회를 담임하시는 목사님은 지명도가 높은 목사님으로, 성공한 목사님으로 '그분을 모셔야 행사가 더 빛이 날 것이라는 마음이 작용한 것일까?'란 생각을 하게 한다.
 
아니길 바라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성도가 많거나 교회 규모가 큰 것이 목회 성공이란 말인가?
 
아울러 이런 논리를 강하게 전개한다면 작은 교회 즉 농어촌 교회나 개척교회, 또는 한 두명을 놓고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다가 주님께 부르심을 받은 수많은 목사님 혹은 선교사님들은 목회와 선교에 실패자가 된다는 말인가?
 
요사이 교회를 지칭하는 세상 사람들의 시선과 말들이 결코 곱지 않다. 교회가 많이 세속화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세상을 선도하고 본을 보여야 하는 교회가 도리어 세상 문화에 도취되어 그것에 맛들이고, 길들여져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서는 분명 경제 구조나, 논리 구조로 따지고 들면 큰 교회, 큰 회사, 큰 기업 등 큰 것이 성공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다. 물론 작은 것 보다는 큰 것이 좋을 수도 있다. 모든 면에서 편리하게 누릴 수 있는 혜택도 더 풍부할 것이고 성장 발전적인 요인이 훨씬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지나치게 큰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세상 사람들의 성공개념에서 결코 탈피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성경이 성장해야 한다는 개념을 심어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성장을 부인하는 것은 결코 아니나 성장하더라도 주님이 원하시는 방법대로 성장해야 할 것이요 자라나야 할 것이다.
 
일전에 타 노회 시골 교회에서 목회하시는 목사님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서로가 안부를 묻고 인사를 하다가 상대 목사님께서 '교인이 몇 명 출석하는가?'라고 물어보셨다. 몇 명쯤 모인다고 대답했더니 "이 목사님은 목회 성공했다"라는 것이다. 그 말에 "목사님, 무슨 말씀입니까? 목회 성공이라니요"라고 대답하고 말았다. 몇 년 전 교회 임직자 몇 분을 세우는 임직예식의 순서를 맡으실 분들을 모시게 되었는데 평소의 생각대로 도시에서 목회하는 목사님과 농촌에서 목회하는 목사님을 반반씩 모셨다.
 
동식물 등 만물이 다 그렇듯 작은 것이 커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그러기에 자연스럽게 주님의 도우심으로 커지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또한 성령의 인도하심과 주님이 쓰시고자 하는 그릇에 합당하여 큰 교회를 담임하시는 목사님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도 무리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교회나 목회자 또는 교인들의 인식과 사고가 지나치게 경제 구조 또는 흔히 말하는 세상잣대로 평가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아울러 크든 작든 그것이 초점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을(혹 하고자 하는 일) 주님이 기뻐하실까?'이것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큰 교회 작은 교회라는 생각 보다는 주님이 계시는 곳이면 어디든 아름다워야 할 것이고 큰 교회 교인이나 작은 교회 교인이나 성도 모두가 주님 보시기에 인정받는 자로 바로 서는 위로와 평안이 넘치기를 소망해 본다. 
 
이봉호 목사/새구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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