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길

[ 기고 ] 독자투고

김재양 장로 kjylyjkjh@hanmail.net
2014년 05월 13일(화) 13:12

 
지도자를 사전적으로 정의하면 '어떤 목적이나 방향에 따라 가르치어 이끄는 사람'을 일컫는다. 아무리 잘난 지도자라도 극한 상황에서의 판단이 살아야겠다는 본성에 눌려 잠깐 동안 흐려지는 경우는 있어도,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양심이 본성을 눌러 자기 책임을 감당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도자가 본성의 요람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범하면 그 한 번의 실수가 그 지도자뿐 아니라 지도자라 지칭되는 전체가 모두 도매금으로 넘어가 버린다. 게다가 이런 지도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당연히 자유롭지 못하다. 누린 것만큼 족쇄의 가짓수도 다양하기 마련이지만, 문제는 누리는 양이 많고 적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누린 실적에 있기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혈연인 가장에게까지도 "누가 낳아달라고 했냐?"라고 막말을 하는 판에, 누린 실적이 아무리 좋게 평가 받는다 해도 모든 행동거지가 자유롭지 못하기는 매 일반이다. 그렇지만 지도자는 하늘로부터 받은 소명을 감당해야 할 책임이 있다. 지도자 한 사람이 삐걱거리면 한 집단이 허물어지는 것은 역사 속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숱하게 보아왔다. 이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지도자는 난도질을 받아 마땅타하겠다. 또 자기가 잘나서 얻은 지도자도 이려니와, 선거로 뽑힌 지도자의 책임감은 훨씬 더 무겁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이 판검사보다 더 심심풀이로 회자되는 것이 당연시되는 것만 보아도 알만하다. 그러나 이런 류의 지도자들은 세월이 지나면 다 잊혀지고, 소지가 되었던 문제는 저절로 해결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영혼을 책임지고 있는 교회 지도자들은 세상 지도자처럼 잊혀지거나,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어지는 차원이 아니다. 하나님의 소명인 지도자의 사명을 자기의 영혼을 걸고 수행할 각오를 매일 매일 다져야 한다. 당회 구성원인 목사와 장로는 항상 시무 사임을 각오하고 영혼 구원의 길잡이 역을 책임지는 지도자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 목사와 장로 스스로가 내가 바로 소명 받은 지도자라고 알고 있다면, 당회가 어떤 사안을 결정하고 집행하면서 자기들이 외면할 일들을 만들어 지탄 받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또 복음을 바르게 가르치는 일에 온 당회가 앞장서야 한다. 만약 교역자들이 복음의 핵심을 잘못 가르치면 당회원인 장로가 필사적으로 시정토록 해야 한다. 이 일도 하지 못하거나, 하기 싫으면 시무사임을 해야 마땅하다.
 
또 우선적으로 인간관계 회복에 초점을 맞추도록 앞장서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만약 당회나 당회원 중 한사람이라도 교인들과 불협화음이 싹트면 정상적인 예배 인도자로서의 역할은 불가능하다. 주님 가르친 기도에도 "인간적인 관계를 먼저 해결하고 우리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라"고 하셨다. 교회가 아무리 영적인 일이 우선이라 하더라도, 인간적인 장벽을 해결하지 못하면 어찌 하나님과 화평을 누릴 수 있겠는가?
 
영혼 구원의 요람인 교회가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바로 서는 첩경은, 교인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자질과 헌신과 봉사정신이 투철한 지도자의 길과 정비례한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김재양 장로/대구상동교회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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